다국적 기업들 '中華 마케팅'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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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개막 4일째인 11일 베이징의 궈마오 전철역.기차가 오가는 철로 옆 벽면은 온통 금빛 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류시앙 등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금빛 용 모양으로 분출되는 코카콜라를 마시는 광고가 벽면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시단 역에는 지하 통로 양쪽을 꽉 채우며 한 편의 시와 함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광고판(사진)이 붙어 있었다. 상하이폭스바겐이 중국인의 정서에 맞게 만든 광고였다. 세로로 시처럼 써 내려간 문구는 중국이 첫 번째 금메달을 딴 1984년 폭스바겐이 중국에 진출했다는 게 주요 내용.중국이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 낸 영광과 폭스바겐의 중국 진출이 겹쳐진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폭스바겐의 인터넷 광고는 한 발 더 나아가 '2008년에 용의 자손이 평화의 성화로 세상을 밝혔다'며 올림픽을 개최한 중국에 대한 존경심을 표출,중국인들의 자부심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품질과 기술보다는 중국인들의 자긍심을 자극하는 '중화 마케팅'이 다국적 기업들의 시장 공략 키워드가 되고 있다. 중국을 상징하는 용이나 붉은 색,중국의 문화를 나타내는 동양화 등이 광고의 주된 소재로 사용된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강해진 중국인들의 자부심과 애국심을 마케팅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과거 기술과 디자인의 우위를 강조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컨셉트다. 지난 티베트 사태 이후 중국 대륙에 번진 민족주의의 역풍에 몸을 사렸던 다국적 기업들이 올림픽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중화 부흥의 열기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나선 것이다. 펩시콜라는 파란색의 전통적인 용기 색깔을 최근 붉은 색으로 바꿔 중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중국삼성은 '삼성과 함께 올림픽 꿈을 이룬다'는 대형 광고 카피를 시내 2층 버스에 부착했다.
맥도날드도 '중국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중국의 승리를 좋아해'라는 광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올림픽 후원사가 아닌 외국 기업들도 중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의 까르푸 할인점에는 '자요우(加油ㆍ파이팅) 중국'이라는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다.
한 광고회사 관계자는 "올림픽은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한없이 높여 줬다"며 "이런 정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올 하반기 중국 광고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시단 역에는 지하 통로 양쪽을 꽉 채우며 한 편의 시와 함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광고판(사진)이 붙어 있었다. 상하이폭스바겐이 중국인의 정서에 맞게 만든 광고였다. 세로로 시처럼 써 내려간 문구는 중국이 첫 번째 금메달을 딴 1984년 폭스바겐이 중국에 진출했다는 게 주요 내용.중국이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따 낸 영광과 폭스바겐의 중국 진출이 겹쳐진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폭스바겐의 인터넷 광고는 한 발 더 나아가 '2008년에 용의 자손이 평화의 성화로 세상을 밝혔다'며 올림픽을 개최한 중국에 대한 존경심을 표출,중국인들의 자부심을 한껏 부추기고 있다.
품질과 기술보다는 중국인들의 자긍심을 자극하는 '중화 마케팅'이 다국적 기업들의 시장 공략 키워드가 되고 있다. 중국을 상징하는 용이나 붉은 색,중국의 문화를 나타내는 동양화 등이 광고의 주된 소재로 사용된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강해진 중국인들의 자부심과 애국심을 마케팅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과거 기술과 디자인의 우위를 강조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컨셉트다. 지난 티베트 사태 이후 중국 대륙에 번진 민족주의의 역풍에 몸을 사렸던 다국적 기업들이 올림픽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중화 부흥의 열기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나선 것이다. 펩시콜라는 파란색의 전통적인 용기 색깔을 최근 붉은 색으로 바꿔 중국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중국삼성은 '삼성과 함께 올림픽 꿈을 이룬다'는 대형 광고 카피를 시내 2층 버스에 부착했다.
맥도날드도 '중국의 승리가 우리의 승리''중국의 승리를 좋아해'라는 광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다. 올림픽 후원사가 아닌 외국 기업들도 중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의 까르푸 할인점에는 '자요우(加油ㆍ파이팅) 중국'이라는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다.
한 광고회사 관계자는 "올림픽은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한없이 높여 줬다"며 "이런 정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올 하반기 중국 광고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