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주를 압박하고 있다.

1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21% 내린 2470.07로 1년7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25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중국 증시는 올림픽이 끝난 뒤 경기둔화와 함께 철강 통신 등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 데다 기대됐던 중국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나오지 않아 지난 주말에 이어 이틀째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표적인 중국 관련주인 철강주는 코스피지수가 0.79% 오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발 악재'의 부담을 못이겨 동반 급락했다. 포스코는 3.34% 떨어진 47만7000원에 장을 마쳤고,현대제철 한국철강 세아베스틸 등도 4∼5% 이상 빠졌다. 특히 동국제강은 7%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철강업종 지수는 3.83% 내렸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신용위기를 잘 견뎌왔던 철강주가 중국 악재에 짓눌려 대다수 업종이 오른 장에서 큰 낙폭을 보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둔화로 철강 가격이 실제 떨어질 경우 철강주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이머징마켓분석팀장은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철강 수요는 줄어들고 신규 공장가동으로 공급은 늘어나 중국 내 철강 수급불균형이 내년부터 심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내 철강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부동산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강화가 철강 수요를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정업 대신증권 기업분석부장도 "지금까지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보다 철강생산 증가율의 둔화폭이 더 커 철강제품 재고가 많이 쌓이지 않았지만,내년 하반기엔 철강생산 설비 신·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국내 철강주에 큰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연일 철강주를 팔아치우고 있는 것도 부정적이다. 외국인은 이날 49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을 비롯 최근 7거래일 연속 철강주에 대해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996억원을 순매수한 기관도 철강주는 104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한편에선 국내 철강 가격이 국제 가격에 비해 낮다는 점 등을 들어 중국발 악재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현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열연코일 가격의 경우 포스코는 t당 85만원인데 비해 미국 시장에선 1000달러(약 100만원)에 달한다"며 "중국 경기둔화 우려에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