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오세티야 어린이들이 러시아와 그루지야 국경의 피난민촌에서 부모를 기다리고 있다. 폭격을 피해 길을 나선 아이들은 지친 몸을 들고 온 짐에 의지한 채 불안한 휴식을 취한다.

영문도 모르는 총성과 군인들의 행렬이 시작되고 아이들은 견딜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인다. 엊그제까지 뛰어 놀던 마을이 낯선 거리로 변하고 쫓기는 사람들의 얼굴은 그늘지고 차갑기만 하다.

흔들리는 집을 나서면서도 인형을 챙겨 나온 아이들. 피란길을 걸으며 두려움이 커질 때마다 인형과 대화를 한다. 집에 돌아가면 고소한 과자를 나눠 주겠다고 말 없는 인형에게 약속하며 아이들은 어른들이 시작한 전쟁의 한복판을 걸어간다.

/글=신경훈 영상정보부장 사진=AFP연합뉴스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