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서울 가산동에 짓고 있는 디지털센터(조감도)에 겨울철의 낮은 온도를 이용,IT장비의 온도를 낮추는 기술을 도입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덩치가 큰 IT장비들의 과열을 막기 위해 한겨울에도 에어컨을 트는 기존 R&D(연구,개발) 시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가산동 디지털센터는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는 13층 규모의 건물로 IT관련 기업들과 인근 중소기업의 R&D 연구소들이 입주하게 된다.

LG그룹은 건물 외부의 낮은 온도를 이용해 장비를 냉각할 수 있는 시설을 4개 층에 설치할 예정이다. 바닥의 냉기를 균등하게 조절하고 배분하는 장치도 도입한다. 그룹 관계자는 "발열이 심한 IT장비들을 에너지 절감 시설을 갖춘 4개층에 집중적으로 반입할 예정"이라며 "에어컨으로 장비를 식히는 기존 시설과 비교하면 10%가량 전력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옥상에 설치하는 냉각탑도 '에너지 절감형'이다. 일반 건물에서 사용하는 습식 냉각탑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에너지 효율이 높은 습.건식 냉각탑을 골랐다. 냉각탑에 공기를 공급하는 송풍기는 냉각수 온도에 따라 운행 속도가 달라진다.

냉각수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송풍기를 천천히 움직이는 방식으로 전기를 절약한다. 회사 관계자는 "에너지 절감형 냉각탑을 쓰면 기존 냉각탑에서 발생하던 흰 연기가 사라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줄이기 위해 조명과 전력을 통제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외부로부터 전기를 받아 장비에 맞는 전압으로 바꿔주는 설비도 고효율 제품으로 골랐다.

LG그룹은 가산동 디지털센터를 '에너지 절감형' 건물로 만들기 위해 10~15%의 에너지 관련 건설비를 추가로 투자했다. 매년 9억원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전기요금을 절감해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년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