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순 사장 "내년 7월 출시 … 세제혜택.보조금이 관건"

현대자동차가 내년 7월 내놓을 본격적인 환경차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가격은 2500만원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급은 다르지만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3390만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대로, 환경차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현순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총괄본부 사장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지식경제부 주최로 열린 'R&D(연구.개발) 투자활성화를 위한 기업연구소장 간담회' 참석 후 기자와 만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가격은 2500만원 미만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얼마만큼의 세제혜택과 보조금을 지급할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존 아반떼와 쏘나타.그랜저 등 다른 차종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그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2000만원 초반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배기량 1600㏄)는 전기모터와 LPG(액화석유가스) 엔진을 결합해 연비효율이 높은 데다,휘발유.경유보다 가격이 50%가량 저렴한 LPG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경제적인 하이브리드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기모터와 엔진이 동시에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비가 기존 차량보다 2배 이상 높아 가격이 어느 선에서 결정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의 연비를 18㎞/ℓ,연간 주행거리를 1만6000㎞로 가정하면 현재 LPG 가격(1066.99원/ℓ)을 기준으로 1년에 드는 연료비는 총 94만8435원이다.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1년 동안 아반떼 가솔린(자동)은 214만7257원,아반떼 디젤(수동)은 140만7146원의 기름값이 든다.

아반떼 가솔린(1548만원)과 디젤(1813만원) 차값에 연료비를 합한 후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5년 내에 '본전'을 뽑기 위한 차값을 계산해보면 적어도 2000만~2500만원은 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계산이다. 만약 차값이 이보다 비싸지면 연료비가 아무리 적게 들어도 기존 아반떼는 물론 상위 차종인 쏘나타를 구입하는 게 더 경제적인 '모순'이 발생한다.

수입 하이브리드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도 가격경쟁력은 필수조건이다. 내년 하반기엔 도요타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진출한다. 현재는 렉서스 LS600hL,GS450h,RX400h와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등 4종만 들어와 있다.

◆정부 보조금,세제혜택 규모가 관건

정부의 보조금과 세제혜택이 어떻게 주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연비 1등급(15㎞/ℓ이상) 차량에도 경차와 같은 취득세,등록세,개별소비세 면제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 것을 빼곤 아직까지 뚜렷하게 정부 대책이 나온 건 없다.

선진국에선 정부가 친환경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위한 R&D 비용을 자동차 업체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 교통부는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 버스 양산에 6억3000만달러를 지원하고 있으며,일본 경제산업성은 2004년까지 총 474억엔을 하이브리드카 등 저공해차량 개발에 투입했다.

소비자에겐 차 구입비를 지원해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2005년 8월 연방정부에너지법을 통해 2010년까지 5년간 친환경차 구입 고객에게 연비에 따라 650~3400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일본 역시 가격이 비싼 친환경차와 기존 차량의 가격 차액의 절반을 정부에서 보조해주고 자동차세(50%)와 취득세(2.2%)도 감면해주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