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대두하며 최근 중국증시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그 영향으로 우리 증시의 철강업종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은 12일 베이징 올림픽은 중국 경제의 변곡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올림픽을 전후로 중국시장에 모종의 변곡점이 형성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과거 개최국의 사례와 중국 고정자산투자의 성격 등을 고려하면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는 판단이다.

선진국의 올림픽 사례를 제외하고, 64년 일본 도쿄 올림픽, 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경우 대회 후 상승장이 펼쳐졌는데, 올림픽 개최 자체가 국력 신장을 반영하는 것인데다, 국제 사회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

우리 증시가 80년대 말부터 급락했지만, 이는 경기사이클 때문이었지 88년 서울 올림픽 때문이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경우 현재 경제 성장 전체에서 베이징 올림픽이 기여하는 부분은 그리 크지 않다”며 “아무리 올림픽이라 해도 GDP(국내총생산) 3조 달러 규모의 경제를 일개(?) 체육행사가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천진하다”고 봤다.

그는 “최근 상해종합지수가 올림픽 개막일부터 2거래일 연속 5%대 급락한 것과 관련해 올림픽 이후 성장둔화 우려의 반영이라는 해석이 있지만, 올림픽을 통해 중국 경제를 분석하는 일은 더 크고 중요한 맥락을 놓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논법”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내국인이 투자하는 상해증시는 급락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벤치마크격인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는 점을 보더라도, 확대해석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도 글로벌 경기둔화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증시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커지고 있어 어떤 계기가 나타나면 중국증시가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그것이 무엇일지, 시기는 언제일지를 고민할 때”라는 의견이다. 그 계기가 올림픽일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