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만 전기.전자 3천억원대 순매수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한 등락 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IT주들이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IT주들이 속한 전기전자 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5.7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삼성SDI 등 주요 IT주들의 주가는 전기전자 업종지수보다 높은 6.6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21%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IT주들의 주가 상승률은 주목할만하다.

IT주의 선방은 최근 외국인들의 꾸준한 순매수세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12일까지 대부분 업종은 팔아치웠지만 전기전자와 종이목재, 의약품, 보험 등에서만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도 종이목재(61억5천500만원), 의약품(4억5천800만원), 보험(350억2천700만원)에 비해 전기전자 업종은 3천282억1천900만원으로 다른 업종을 압도했다.

외국인의 전기전자업종 누적 순매수가 8월1일에 258억4천700만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이 업종에 대한 투자흡인력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 이어 LG디스플레이, 삼성SDI, LG전자 등 IT주들이 8월 들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종목 중 상위 1∼4위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전체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보다는 업종별로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는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IT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긍정적 시각을 보여준다는 것이 전문가들 시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의 IT업종에 대한 접근은 글로벌 동조화와 무관하지 않다"며 "글로벌 신용위기로 저점을 기록했던 7월15일 이후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나 S&P500지수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술주 강세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IT주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업종의 추세전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의 IT업종 비중이 높은 대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최근 며칠 동안 IT업종을 상대로 하루 평균 2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달러 강세에 따라 원화가 약세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IT주 반등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IT주에 대한 추천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IT주들이 기관 및 외국인 중심의 수급 개선과 원화 약세의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시장의 대안이 되고 있다며 IT주를 자동차 및 금융주와 함께 투자 대안으로 추천했다.

한화증권 임나라 연구원도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감과 선진시장의 회복세 등으로 소비 관련주인 IT업종에 주목해볼 만하다"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IT업종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IT주들이 언제까지 반등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 연구원은 "유가하락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 및 인플레이션 압력 하락 기대 등으로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IT주의 최근 반등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