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각 경기장에서 암표상이 공개적으로 영업 중이나 경찰은 이를 보고도 못 본 척 무시하고 있다며 독일 dpa 통신이 13일 전했다.

통신은 수영과 다이빙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국가아쿠아틱센터(워터큐브)와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 인근에 영어와 중국어로 '티켓 있음'이라고 적힌 암표점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폴란드 관광객 가이드는 "수영장 입장권이 590달러(59만원)나 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하키와 농구 입장권은 무려 10배 가까이 비싼 74달러와 118달러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들은 비싼 값에도 불구, 입장권을 사보려 애쓰지만 중국인 암표상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러 애를 먹고 있다고 통신은 소개했다.

다른 나라에서 온 암표상에 따르면 개회식 입장권을 1만유로(1550만원)나 부른 중국 상인도 있었다.

경찰은 암표상들이 가격을 흥정하는 장면을 보고도 지나치기 일쑤다.

이에 대한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의 해명은 군색하다.

왕웨이 BOCOG 부위원장은 "암표는 중국에서 불법이다"면서도 "암표 매매를 막기 위해 개회식 입장권에는 소지자 이름을 박거나 1인당 경기장 입장권을 2매까지만 살 수 있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단 암표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지 사실 여부를 조사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표는 다 팔렸다면서도 경기장 좌석이 텅텅 비어 있는 이유에 대해 왕 위원장은 "비가 내리고 습도가 높아 사람들이 관전 계획을 바꿔 그런 것 같다"며 뻔한 답을 내놨다.

그는 "비치 발리볼이나 농구장 같은 경우 아침, 오전, 오후 표를 모두 팔지만 관객들은 특정 게임만 보는 경향이 있어 빈 자리가 많다"며 "빈 자리는 자원봉사자나 봉사자로 구성된 치어리더로 메워 경기장 분위기를 달구겠다"는 궤변을 늘어 놓았다.

BOCOG는 18경기장에서 게임이 벌어진 전날 두 경기장은 수용 규모의 90% 가량 관중이 찼고 나머지는 70%대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