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빈약한 사이버 인프라'...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국내엔 겨우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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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연산능력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가운데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단 1대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256대),일본(22대),중국(12대)에 크게 뒤지는 것은 물론 2대를 보유한 말레이시아보다도 적다. 슈퍼컴퓨터는 학술 연구와 금융 항공 자동차 등에 폭넓게 쓰여 '사이버 인프라'로까지 불린다.
◆한국은 20위 머물러
1993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500대 슈퍼컴퓨터를 발표하고 있는 독일계 비영리 민간법인 TOP500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순위 조사에서 한국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것만 130위에 올랐다.
500위권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국가는 총 28개국으로 2대 이상을 보유한 곳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스웨덴 스페인 뉴질랜드 스위스 이탈리아 인도 네덜란드 대만 폴란드 말레이시아 벨기에 캐나다 등으로 집계됐다.
보유 대수를 기준으로 한국의 순위는 브라질 사이프러스 이집트 핀란드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호주와 함께 공동 20위다. 1993년 6월 발표 때만 해도 KISTI 외에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각각 보유한 슈퍼컴퓨터도 연산능력 500위 안에 들었지만,보다 좋은 성능의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
미국은 지난달 9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로드 러너(road runner)'를 내놓는 등 슈퍼컴퓨터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IBM과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가 약 1억달러를 투자한 로드 러너는 초당 1000조회(1페타플롭.petaflop)의 연산이 가능하다. KISTI가 올초 도입한 4호기(초당 30조회=30테라플롭)의 33배가 넘는다.
김중권 KISTI 슈퍼컴퓨터센터장은 "미국은 1991년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ct'라는 슈퍼컴퓨터 육성 법안을 만들어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 왔고,일본 중국도 정부 주도로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사이버 인프라 투자
유전자 분석 등 기초 과학 연구에 주로 활용됐던 슈퍼컴퓨터는 자동차,항공 등 제조업과 금융,의료,웹 검색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처가 넓어지면서 산업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는 추세다. 가령 에어 프랑스가 항공기 제작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차원 입체 기술로 가상 제작(시뮬레이션)을 완벽하게 구현한 것도 슈퍼컴퓨터 덕분이다.
세계 500위 슈퍼컴퓨터를 제작사별로 나눠보면 IBM이 210개로 가장 많다. 이어 HP(183개),델(27개),SGI(22개),크레이(16개),선마이크로시스템즈(4개) 등 슈퍼컴퓨터 대부분을 미국 기업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수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반도체,휴대폰 등 특정 분야에만 집중돼 있는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구조를 사이버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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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초당 연산 능력을 기준으로 보통 테라플롭(초당 1조회) 이상인 컴퓨터를 말한다. 기후변화 연구,자연재해 예측,우주 기원 연구,전염병 확산 연구,의약품 개발,에너지 유전 개발,금융 정보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1997년 '딥 블루'라는 슈퍼컴퓨터가 13년 이상 체스 게임 챔피언 자리를 지킨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에 승리하면서 슈퍼컴퓨터 개발이 본격화됐다. 슈퍼컴퓨터는 2010년께 초당 1경회(1 Quadrillion)의 연산을 수행할 정도로 발전할 전망이다.
◆한국은 20위 머물러
1993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500대 슈퍼컴퓨터를 발표하고 있는 독일계 비영리 민간법인 TOP500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순위 조사에서 한국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한 것만 130위에 올랐다.
500위권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국가는 총 28개국으로 2대 이상을 보유한 곳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스웨덴 스페인 뉴질랜드 스위스 이탈리아 인도 네덜란드 대만 폴란드 말레이시아 벨기에 캐나다 등으로 집계됐다.
보유 대수를 기준으로 한국의 순위는 브라질 사이프러스 이집트 핀란드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호주와 함께 공동 20위다. 1993년 6월 발표 때만 해도 KISTI 외에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각각 보유한 슈퍼컴퓨터도 연산능력 500위 안에 들었지만,보다 좋은 성능의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순위 밖으로 밀려난 것.
미국은 지난달 9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로드 러너(road runner)'를 내놓는 등 슈퍼컴퓨터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IBM과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가 약 1억달러를 투자한 로드 러너는 초당 1000조회(1페타플롭.petaflop)의 연산이 가능하다. KISTI가 올초 도입한 4호기(초당 30조회=30테라플롭)의 33배가 넘는다.
김중권 KISTI 슈퍼컴퓨터센터장은 "미국은 1991년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ct'라는 슈퍼컴퓨터 육성 법안을 만들어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 왔고,일본 중국도 정부 주도로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사이버 인프라 투자
유전자 분석 등 기초 과학 연구에 주로 활용됐던 슈퍼컴퓨터는 자동차,항공 등 제조업과 금융,의료,웹 검색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처가 넓어지면서 산업 고도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는 추세다. 가령 에어 프랑스가 항공기 제작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3차원 입체 기술로 가상 제작(시뮬레이션)을 완벽하게 구현한 것도 슈퍼컴퓨터 덕분이다.
세계 500위 슈퍼컴퓨터를 제작사별로 나눠보면 IBM이 210개로 가장 많다. 이어 HP(183개),델(27개),SGI(22개),크레이(16개),선마이크로시스템즈(4개) 등 슈퍼컴퓨터 대부분을 미국 기업이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수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반도체,휴대폰 등 특정 분야에만 집중돼 있는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구조를 사이버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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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초당 연산 능력을 기준으로 보통 테라플롭(초당 1조회) 이상인 컴퓨터를 말한다. 기후변화 연구,자연재해 예측,우주 기원 연구,전염병 확산 연구,의약품 개발,에너지 유전 개발,금융 정보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1997년 '딥 블루'라는 슈퍼컴퓨터가 13년 이상 체스 게임 챔피언 자리를 지킨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에 승리하면서 슈퍼컴퓨터 개발이 본격화됐다. 슈퍼컴퓨터는 2010년께 초당 1경회(1 Quadrillion)의 연산을 수행할 정도로 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