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장외기업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출자 가격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고 실적도 미미한 장외기업도 인수 가격이 너무 높아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모스피엘씨는 담배자판기 판매업을 영위하는 코리아타박인터내셔널 지분 51%를 112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코리아타박인터내셔널는 지난해 10월 설립된 자본금 11억원짜리 기업이다. 10개월 전 액면가 500원으로 설립된 신생 기업의 주식을 주당 1만원에 사들인 것이다. 코리아타박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5억원,순이익 7900만원이지만 인수가는 2012년 매출 1119억원,영업이익 91억원을 거둘 것으로 가정하고 산출됐다.

에버리소스는 전일 해외부동산투자 회사인 디오엠에스파트너스 지분 40%를 16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가 하루 만에 인수를 취소했다. 디오엠에스파트너스는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로 매출이 전무한 회사여서 인수가 160억원을 두고 논란이 일던 상황이었다.

아시아중공업 지분 27%를 154억원에 인수키로 한 야호도 관심을 받고 있다. 아시아중공업은 올해 2월 부영중공업에서 분할된 신설법인으로 자본금이 9억9000만원이다. 지난주 엠피오는 작년 순손실 110억원을 기록한 단성사를 인수한 알로켄 지분 29%를 89억원에 인수해 고액 출자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장외기업 가치평가가 현재가 아닌 자의적으로 만든 미래 실적을 토대로 산출되고 있어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게 출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자산양수도 평가서를 봐도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지만 비상장사 가치평가의 잣대가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이의 제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장외기업 가치평가에 문제가 많지만 감독당국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해당 주주들이 기업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나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