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 지부가 임금 등 지부협상을 조기 타결하라는 조합원들의 열망에도 불구,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연속 나흘간 2∼6시간의 부분 파업을 강행키로 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노조는 13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지부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19일 주야간 2시간 부분파업,20일 4시간,21일과 22일에는 주야간 6시간씩 나흘 연속으로 2∼6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4차례 연속 금속노조 파업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지부차원의 파업을 단행하는 셈이다. 노조는 "회사 측이 내놓은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안이 너무나 미흡해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 석 달 동안 금속노조의 중앙교섭에 매달려 휴가 전 임금협상을 타결짓지 못한 가운데 이처럼 노조가 다시 파업이란 초강수를 동원키로 하자 현장 노조원들 사이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이보다 앞서 회사 측은 노조 측과 가진 제15차 본교섭에서 주간조 8시간,야간조 10시간의 '8+10'방식의 수정된 근무 형태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심야시간 근무를 완전히 없애고 주간조 8시간(오전 6시40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야간조 8시간(오후 3시20분부터 밤 12시까지)의 '8+8'방식의 근무형태 변경을 고집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노조 요구안에 대해 한 발 양보해 주간조는 노조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대신,야간조는 새벽 2시까지 10시간 근무하는 수정안을 내놓은 셈이다.

현재 현대차의 주간조 근무는 식사시간 1시간을 포함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잔업은 오후 6시50분까지),야간조 근무는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잔업은 오전 8시까지)로 이뤄지는 10+10 방식의 근로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시행시기를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현 시점에서 심야시간대를 없애면 생산량이 연 25만5000여대 줄어들게 되고 이를 보전하려면 시간당 생산량을 19% 이상 올리기 위한 설비공사 확충에만 최소 10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회사 측의 이 같은 주장을 감안할 때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시기는 이르면 2010년이나 그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조 측은 그러나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도입하자고 맞서고 있다. 더욱이 노조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도입되더라도 임금손실과 노동강도 강화,고용불안 없는 3무(無) 형태의 근무형태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즉 일은 덜하더라도 임금은 그대로 받겠다는 것.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조건 파업하겠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주간연속 2교대제는 시장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탄력적인 생산체제로 구축해야 하고 부품 협력회사 등에 대한 파급효과가 막대한 만큼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혀 당장 내년부터 시행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