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증권사의 '한 몸, 두 목소리' 투자자들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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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파일]증권사의 '한 몸, 두 목소리' 투자자들은 헷갈린다
시장이 영 재미없습니다.
미국 신용위기 이슈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상품 가격 상승과 중국 등 이머징 증시의 부진으로 코스피 지수는 1500대에 갇혀 지루한 옆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2000포인트라는 '꿈의 지수'를 맛본 투자자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현재 시장의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실제로 증권사들이 내놓는 시장 전망이나 전략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대내외 악재의 영향력이 진정되고는 있다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 증권사에서 전혀 반대의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13일자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가 추세적 강화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수출주 수혜도 단기적일 수 있다"라는 의견과 "달러화 강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선진국 경기회복 징후를 감안할 때 다시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동시에 내놓은 것이 한 예입니다.
분석 보고서를 내는 부서가 지점 등 개인 투자자 대상을 담당하는 투자정보파트와 펀드 매니저 등 법인을 상대하는 리서치센터로 나뉘어져 있어 의견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애널리스트의 설명입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시황 담당자는 "의견을 내부에서 조율하면 좋지만 다른 의견이 나왔다고 해서 굳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꼭 옳다고만 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생산되는 내부 과정을 모르거나 애널리스트의 우회적인 경고를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여간 헷갈리는 일이 아닙니다.
애널리스트가 '점쟁이'가 아닌 이상, 맞고 틀림을 지나치게 문제삼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렇지만,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손품 발품을 팔고 있을 투자자들을 생각하면 고심이 부족하거나 내부적으로 '소통'의 미흡함이 엿보이는 보고서는 아무래도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
미국 신용위기 이슈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상품 가격 상승과 중국 등 이머징 증시의 부진으로 코스피 지수는 1500대에 갇혀 지루한 옆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2000포인트라는 '꿈의 지수'를 맛본 투자자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현재 시장의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불투명합니다.
실제로 증권사들이 내놓는 시장 전망이나 전략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대내외 악재의 영향력이 진정되고는 있다고 하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는 고충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 증권사에서 전혀 반대의 의견이 동시에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13일자 보고서에서 "달러화 강세가 추세적 강화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수출주 수혜도 단기적일 수 있다"라는 의견과 "달러화 강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선진국 경기회복 징후를 감안할 때 다시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동시에 내놓은 것이 한 예입니다.
분석 보고서를 내는 부서가 지점 등 개인 투자자 대상을 담당하는 투자정보파트와 펀드 매니저 등 법인을 상대하는 리서치센터로 나뉘어져 있어 의견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애널리스트의 설명입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시황 담당자는 "의견을 내부에서 조율하면 좋지만 다른 의견이 나왔다고 해서 굳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수많은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꼭 옳다고만 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생산되는 내부 과정을 모르거나 애널리스트의 우회적인 경고를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여간 헷갈리는 일이 아닙니다.
애널리스트가 '점쟁이'가 아닌 이상, 맞고 틀림을 지나치게 문제삼는 것은 곤란합니다.
그렇지만, 적절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손품 발품을 팔고 있을 투자자들을 생각하면 고심이 부족하거나 내부적으로 '소통'의 미흡함이 엿보이는 보고서는 아무래도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