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 "

"설립 목적이 다른 데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의 일원화에 따른 효과가 별로 없다. "

14일 경기도 평촌에 있는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대한주택공사·한국토지공사 선진화를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주공과 토공의 통합과 존치 여부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우윤석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주공과 토공의 통합은 국민의 입장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전제하고 "두 공사의 기능이 중복돼 있는 만큼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영국의 경우도 토공과 같은 EP(English Partnership)와 HC(Housing Corporation)를 HCA(Home & Community Agency)로 통합하고 있다"며 "기능과 인력을 구조조정한 후 통합하는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만큼 하루빨리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기업에 주어진 공익사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통합 법인의 부채를 보전해 주거나 활발하게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창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주공과 토공을 합치면 매출 13조원이 넘는 거대 공기업이 탄생하게 된다"며 "이럴 경우 시장의 독점지배력이 커져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침해받을 우려가 높다"며 통합에 반대했다.

정 교수는 "지본주의 시장 경제에서는 기능이 다소 중복되더라도 시장이 평가하도록 공기업끼리 경쟁을 시켜야 한다"며 "통합이 능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경우 임대주택을 짓는 HDB와 도시재생사업을 맡은 URA가 서로 신시가지 개발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사례를 설명했다.

이날 김근용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주공과 토공을 통합하는 방안 △구조조정 후 별도 법인으로 존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주공·토공 통합안을 만들어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에 제출，오는 9월 말까지 통합방안과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