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한국판 '베벌리힐스'를 만들겠다며 국제설계공모까지 마친 판교신도시 타운하우스(연립주택) 분양이 9월에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주택공사 관계자는 "당초 내달 선분양으로 공급하려했던 판교 타운하우스(조감도)를 '선시공 후분양' 방식으로 바꿨다"며 "해외 유명 건축가들을 통해 설계한 다양한 주택들을 시공하는데 예상보다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모델하우스를 마련하는데도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1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외관 디자인과 평면구성이 다양한 타운하우스를 선시공 방식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하자를 줄이기 위해 분양시기를 여유있게 잡았다"고 덧붙였다.

주공은 판교신도시를 관할하고 있는 국토해양부에도 타운하우스 분양 연기 의사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판교 끝자락 B5-1·2·3블록에 들어서는 판교타운하우스는 지상 4층 이하에 전용면적 109~227㎡짜리 300가구로 이뤄졌다. 중·대형 위주로 구성된데다 주공이 고급주택 마을로 조성하겠다고 공언해 관심을 끌어왔다.

주택 설계도 국제현상공모를 거쳐 뽑힌 해외 유명 건축가 3명이 맡았다. 미국 건축가 마크 맥이 102가구의 설계를 진행하고,일본의 야마모토 리켄은 100가구,핀란드의 페카 헨렌도 92가구의 디자인을 맡았다.

대부분 주택들은 야산을 훼손하지 않고 경사면을 그대로 살린 테라스하우스로 설계됐다. 테라스하우스는 아래층 지붕을 마당처럼 쓸 수 있도록 한 계단식 주택이다. 단지 내에는 주민정보센터,카페테리아,시청각실,피트니스센터 등 부대시설이 갖춰진다. 주택공사는 생태천을 연결하고 연못 습지대도 조성해 쾌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돼 3.3㎡(1평)당 1500만~1700만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는 내년 하반기부터다.

한편,주공 타운하우스 입주자 모집이 늦춰지면서 내년에는 판교신도시에서 타운하우스 분양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우미건설 신국건설 비에스산업은 최근 한국토지공사의 블록형 단독주택지 입찰에 당첨돼 이르면 내년 5월쯤 각각 39가구,38가구,3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들 타운하우스는 주택 크기가 500㎡(150평) 안팎으로 분양가는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