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옥션이어 1위 G마켓도 인수 추진…점유율 82% 장악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이베이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 1위 업체인 G마켓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베이는 이미 국내 2위 업체인 옥션을 거느리고 있어 G마켓까지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어서 국내 인터넷몰 시장을 평정하게 된다.

◆왜 G마켓에 눈독들이나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이베이가 G마켓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최대주주인 인터파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터파크는 G마켓 지분 29.3%,이기형 인터파크 대표는 7.3%를 각각 갖고 있다. 인터파크도 이날 공시를 통해 "이베이와의 지분 매각 논의는 사실이지만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다"며 "이베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전 심사청구를 요청했으며 공정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인터넷몰(오픈마켓) 시장은 지난해 7조원 규모이며,이 중 G마켓(3조2000억원),옥션(2조6000억원) 등 양강의 점유율이 82%에 이른다. 이베이가 옥션에 이어 G마켓까지 거머쥘 경우 국내 인터넷몰 시장에 공룡이 등장하는 셈이다.

이베이의 G마켓 인수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2001년 옥션을 인수,국내시장에 진출했지만 G마켓에 밀려 고전해왔기 때문.특히 연 평균 20% 안팎의 고성장을 구가해온 국내 인터넷몰 시장을 아예 1위 업체를 인수해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G마켓과 옥션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여온 터라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면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는 효과도 있다. 더구나 지난해부터 옥션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올초 회원정보 유출사건으로 신뢰가 약화된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G마켓의 모기업인 인터파크도 G마켓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문제를 해결하고 여행·도서·티켓 등 성장성 높은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G마켓 매각을 추진해왔다.

◆최종 인수까진 걸림돌 많아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숙제가 공정위 심사이다. G마켓과 옥션의 인터넷몰 시장 점유율은 82%에 달해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에 해당된다. 하지만 기업간거래(B2B)를 포함한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16조원) 중에선 36%에 해당한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사전 예비심사에서 인터넷몰을 기준으로 삼을지,전자상거래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삼을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종 특성,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경쟁제한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금액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 나스닥 상장회사인 G마켓의 주가는 25.36달러(13일 종가)여서 인터파크와 이 대표의 지분(36.6%) 가치는 4648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합칠 경우 6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몰 시장이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인데다 이베이가 G마켓 인수 후 옥션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도 어려운 문제이다.

디앤샵,CJ몰,롯데닷컴 등 3위 이하 업체들은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할 경우 시장 지각변동을 우려하면서도 매각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가 지난해부터 G마켓 매각을 추진했다가 중단하고 재추진하는 등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측면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진수/정재형/최진석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