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한국 여자 양궁이 중국의 홈 텃세 속에 베이징에서 무너졌다.

올림픽 2관왕 2연패에 도전한 박성현(25ㆍ전북도청)은 14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109-110(120점 만점),1점 차로 져 은메달을 땄다.

주현정(26ㆍ현대모비스)이 8강에서 탈락하고 세계랭킹 1위 윤옥희(23ㆍ예천군청)마저 동메달에 그친 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ㆍ단체전 2관왕 박성현이 결승전에 나섰다. 올림픽 첫 '2관왕 2연패'는 물론 여자 개인전 7연패 위업에 대한 책임감까지 짊어진 채였다.

경기장에는 여자 8강전이 시작되기 직전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박성현을 흔들리게 한 건 날씨가 아니라 중국 관중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 소음응원이었다.

4엔드에 걸쳐 3발씩 12발을 쏘는 승부에서 3엔드가 끝났을 때 박성현은 81-82로 1점 뒤지고 있었다. 1엔드에 29-26으로 앞서다 2엔드 두 발,3엔드 1발씩 8점을 쏘는 바람에 역전을 허용한 상황.박성현이 활을 잡을 때마다 관중석에선 알아듣기 힘든 고함이 나오고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중국 관중의 소음이 뚝 그친 사이 장쥐안쥐안은 9점을 명중시켜 1점 차 승리를 확정했다.

준결승에서 장쥐안쥐안에게 109-115로 진 윤옥희는 3,4위전에서 권은실(북한)을 109-106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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