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에서 꿈과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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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신미식 글·사진│끌레마│304쪽│1만5000원
'이웃집 마실 가듯' 떠나고 '언제 떠났나 싶게' 돌아온다. 안락하고 위로 받는 공간이 너무 따분해서일까. 아니면 시공 저 너머의 세계에 또 다른 고향이라도 있는 걸까. 여행한 나라가 60개국이 넘는다. 일 년의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내는 사진작가 신미식.낯선 사람과 자연에 대한 열정이 '숭고한 노이로제'에 가깝다.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은 그의 열 번째 포토 에세이집이다. 파도가 군마(群馬)처럼 달리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앞 바다,모래 언덕이 장관을 이룬 중국 둔황의 밍사산,공중도시 마추픽추로 유명한 페루 안데스 산과 바다 같은 티티카카 호수가 지면을 가득 채운 채 원시의 숨을 쉬고 있다. 바오밥 나무 뒤로 붉게 타오르는 마다가스카르의 저녁노을,도시 전체가 영화세트 같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청색 풍경은 진한 그리움과 향수에 젖게 만든다.
사람 사는 모습도 풍광 못지 않게 아름답다. 순박하게 웃는 베트남 산골 할머니,센 강변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팔짱 끼고 산책하는 노부부의 얼굴에서는 고단했던 짐을 내려놓은 만년의 평화가 느껴진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는 중년 남녀들의 이상하리만치 심각한 표정들,유모차를 끌고 시내로 나온 마카오 가족의 단란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작가는 슬퍼보이는 큰 눈이 금세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아프리카 코흘리개 쌍둥이,긴장한 표정으로 머리를 깎고 있는 시골소년,자지러지게 웃는 빈민가의 꼬맹이를 보고 '이들의 눈망울이 내 가슴을 녹인다'고 말한다. 섬세한 감성,따뜻한 시선으로 피사체를 껴안을 줄 아는 사람이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
신미식 글·사진│끌레마│304쪽│1만5000원
'이웃집 마실 가듯' 떠나고 '언제 떠났나 싶게' 돌아온다. 안락하고 위로 받는 공간이 너무 따분해서일까. 아니면 시공 저 너머의 세계에 또 다른 고향이라도 있는 걸까. 여행한 나라가 60개국이 넘는다. 일 년의 반 이상을 외국에서 보내는 사진작가 신미식.낯선 사람과 자연에 대한 열정이 '숭고한 노이로제'에 가깝다.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은 그의 열 번째 포토 에세이집이다. 파도가 군마(群馬)처럼 달리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앞 바다,모래 언덕이 장관을 이룬 중국 둔황의 밍사산,공중도시 마추픽추로 유명한 페루 안데스 산과 바다 같은 티티카카 호수가 지면을 가득 채운 채 원시의 숨을 쉬고 있다. 바오밥 나무 뒤로 붉게 타오르는 마다가스카르의 저녁노을,도시 전체가 영화세트 같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청색 풍경은 진한 그리움과 향수에 젖게 만든다.
사람 사는 모습도 풍광 못지 않게 아름답다. 순박하게 웃는 베트남 산골 할머니,센 강변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거나 팔짱 끼고 산책하는 노부부의 얼굴에서는 고단했던 짐을 내려놓은 만년의 평화가 느껴진다.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보는 중년 남녀들의 이상하리만치 심각한 표정들,유모차를 끌고 시내로 나온 마카오 가족의 단란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작가는 슬퍼보이는 큰 눈이 금세 눈물을 뚝뚝 흘릴 것 같은 아프리카 코흘리개 쌍둥이,긴장한 표정으로 머리를 깎고 있는 시골소년,자지러지게 웃는 빈민가의 꼬맹이를 보고 '이들의 눈망울이 내 가슴을 녹인다'고 말한다. 섬세한 감성,따뜻한 시선으로 피사체를 껴안을 줄 아는 사람이다.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