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이 한창이다. 중국의 어마어마한 올림픽 개막식을 보니 왠지 주눅이 들고 배알이 꼬인다. 우리도 월드컵대회 때 엄청난 숫자의 붉은 인파와 거리응원은 가히 남들의 부러움을 사지 않았을까?

올림픽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렇게 열광을 하는 것일까. 우리는 선천적인 부지런함과 끈기 등 스포츠가 요구하는 중요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다.

게다가 사람들을 오로지 하나로 만드는 것은 스포츠가 유일한 것 같다.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이라도 따면 국민들은 자신이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하는데 아마도 자신의 욕구를 대리만족으로 해소시켜 주기 때문이고,평소 숨 쉴 틈도 없이 일에 시달리다 잠시나마 잊어버리고 올림픽 축제에 빠지는 것 같다.

스포츠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도전의 무대다.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인간의 도전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는 발전한다. 보다 빠르게,보다 높게,보다 강하게.이것은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프랑스의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제창한 올림픽 표어다.

그러나 운동경기에서가 아니라 잠자리에서도 이 표어처럼 빠르게,강하게 하려는 남편들이 너무 많다. 많은 남성들이 빠르게 강하게 들이대야 한다고 믿기 쉬우나 천만의 말씀이다.

아내들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섹스를 원하지만 남편은 힘자랑 대회에 나온 씨름꾼처럼 밀어붙이는 게 탈이다.

크고 강한 것,오래 오래,많이 많이에 집착하는 남성들이 강한 피스톤 운동이 전부인 양 땀을 뻘뻘 흘리며 열중할 때 여성은 고통을 참으며 빨리 끝내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쿠베르탱은 또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참가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말은 멋진 말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수들의 힘과 기를 겨루는 경합의 마당이고,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씨가 먹히지 않는 말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면 절대로 안 되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 시합을 하기 전에는 매스컴마다 메달 유망주라고 치켜세우다 지고 나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일제히 이리저리 난도질을 해대기 일쑤다.

그뿐인가. 선수는 오죽 이기고 싶겠냐마는 응원하는 온 국민들은 똘똘 뭉쳐 실망을 쏟아내며 냉정하게 돌아서 버린다.

마치 자기가 하면 백전백승할 것처럼 조그만 아이 야단치듯 욕을 해대며,발에 차인 개밥그릇처럼 화풀이를 해댄다.

"야! 저 자식 저거 저렇게밖에 못하나? 한 방에 날렸어야 하는 건데….아 참 아쉽다. 아쉬워.이길 수 있었는데 그 어리바리한 놈 때문에 졌잖아."

그러다 누가 메달이라도 따면 또 난리가 난다. 그것도 노란 색이라면 벼락 영웅이 되고 그럴 줄 알았다며 용비어천가를 읊어대며 침 튀기기에 바쁘다. TV에서 이긴 장면을 보여주고 또또또 보여주고 모든 국민들이 다 외웠을 때 그만 보여준다.

그래서 올림픽은 우리나라 사천만이 다같이 뛴다고 보면 딱 맞는다. 민족성이 열정적이고 단합을 잘 하기로 유명하고,다혈질이어서 떠들썩하며,음주가무를 좋아하고 성격이 급해서 큰 일이 나면 불같이 흥분하다 조금 있으면 잠잠해지는 냄비 근성이 있다.

그러나 금방 뜨거워졌다 금방 식는 그 냄비 같은 남성들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잠자리에서 울고 싶어진다.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그거 어떤 놈이 지렁이 하품하는 소리하고 자빠졌냐고.자꾸만 들이대면 다냐고.자기만 좋으면 된다는 거야 뭐야? 그럴 거면 왜 하자고 귀찮게구는 건데."

TV에서 날이면 날마다 올림픽경기 중계를 하다 보니 그 좋아하는 드라마는 이리저리 쫓겨다니며 자투리 시간에 방영하거나 잘라 먹거나 하니 중년 여성들의 낙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는 요즘,남편의 사랑까지 뜸하다면 얼마나 슬플까?

다른 때와 달리 일찍 퇴근한 남편이 반가웠지만 TV에 쏙 빠진다면 아내는 더 울고 싶어질 것이다. 스포츠만큼 아내도 돌아봐주면 얼마나 이쁠까? 날도 더운데 뭘 꼭 해야 맛이 아니라 오늘 따라 더 섹시해 보인다거나,지나가는 아내 치마 아이스케키나 해주든가….

/한국성교육연구소 www.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