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박태환(19·단국대)이 자유형 1500m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을까.

박태환은 2006년 말 도하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할 때 14분55초03으로 아시아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한 번도 이 기록을 넘어선 적이 없다. 작년 3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예선 9위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을 때 15분03초62로 자신의 기록보다 8초 이상 느렸다. 같은 해 8월 일본 지바에서 프레올림픽 성격으로 열린 일본국제수영대회에서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자기 기록에 가까이 가지 못했다. 당시 그랜트 해켓(호주)과 마테우츠 사브리모비츠(폴란드)에 뒤진 3위로 골인한 박태환의 기록은 14분58초43.자기 기록보다 역시 3초 이상 느린 것이다. 그 이후 1년 동안 박태환은 한 번도 1500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박태환이 주춤한 사이 세계의 장거리 강자들은 앞서나갔다. 미국의 피터 밴더케이가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생전 처음 뛴 이 종목에서 14분45초54를 기록하며 올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작년 세계 대회 8위였던 에릭 벤트(미국)가 14분46초78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그랜트 해켓은 14분48초65로 3위.

기록만 본다면 박태환이 또 하나의 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태환은 지난 10일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고,12일에는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까지 추가했다. 거침없이 자기 기록을 단축하며 메달까지 따낸 만큼 1500m에서도 메달이 기대된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더구나 작년 세계 대회와 여건이 다르다. 당시에는 2개월의 짧은 훈련으로 지구력이 가다듬어 지지 않았던 반면 이번에는 5개월 집중 훈련을 했기 때문에 3개월간 지구력을 쌓을 시간이 있었다. 1년8개월 동안 박태환의 몸 상태를 관리해 온 스피도 전담팀의 엄태현 물리치료사는 "세계 대회 때와 다른 점은 몸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지구력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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