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600 탈환 힘받는다
국내 증시가 광복절 연휴로 쉬는 동안 미국과 중국 증시가 오름세를 보여 코스피지수 1600선 회복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국 다우지수는 지난 14일과 15일 각각 0.72%,0.38% 올라 이틀 사이에 1.10% 상승했다. 7월 미 소비자물가와 2분기 기존주택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 인도분 가격은 이틀 연속 하락,15일 배럴당 113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유로 대비 달러화 가치도 5주 연속 상승했다.

중국 증시도 안정을 찾는 분위기였다. 지난 주말 상하이종합지수는 13.53포인트(0.56%) 올라 엿새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주의 옵션만기일을 무난히 넘긴 데다 주요 해외 증시가 호전된 만큼 이번 주 초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17일 "연휴 동안 미 증시 흐름이 큰 관심이었는데 상승세를 유지해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라고 말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뉴욕 증시에서는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낮았지만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던 데다 달러 강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여 개인들의 구매력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지난 주말 1572.19로 마감한 국내 증시는 지난 주말 미 증시 흐름을 따라 이번 주 1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이 입질을 재개하고 있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978억원 순매수를 기록,5월 마지막주(26~30일) 이후 11주 만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위주의 대만 증시에서도 2주 연속 순매수를 보여 국내 증시 영향력이 큰 IT 주가 흐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지수대에서는 외국인이든 국내 기관이든 주식을 대량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며 "2주 연속 20일 지수 이동평균선(1572)의 지지력이 확보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 유동성이 줄고 있어 1600선 위에서는 상승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9조원 아래로 밀려난 고객예탁금은 13일 8조7659억원으로 연중 최고치인 11조3892억원(5월20일)보다 2조6323억원이나 감소한 상태다. 신용융자 잔액도 작년 말 4조4646억원에서 이달 13일 현재 3조231억원으로 줄어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13일에 94억원 순유출을 기록,투자자금 유입이 주춤해진 양상이다.

강 팀장은 "지수는 저점이지만 장을 이끌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고 있어 기관들이 주식 편입 비중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