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플라즈마 광 이용 허리디스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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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0.4㎜의 가는 광섬유에서 나오는 미세한 플라즈마 광을 이용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를 치료하는 수술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신촌연세병원 척추센터 배중한 소장은 이달 6일부터 10명의 디스크 환자를 대상으로 플라즈마광응고치료술(PDCT:Plasma Disc Coagulation Therapy)'을 적용해 치료한 결과 모두 통증이 사라졌고 향후 치료 결과도 기존 레이저 수술에 비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일 것으로 평가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수술은 플라즈마광을 분출하는 기기(Plasma D30)에 광섬유를 연결한 후 환자를 엎드리게 해 문제가 생긴 추간판(디스크)의 후측방 45도 방향으로 바늘을 꽂고 환부에 플라즈마광을 도달시켜 튀어나온 디스크 및 이를 둘러싸고 있는 외곽의 섬유륜을 열로 수축 응고시킴으로써 척추신경을 누르는 디스크의 압력을 줄여주는 방법이다. 의사는 활모양으로 휜 방사선 진단기(C-ARM) 속에 들어간 환자의 척추 상태를 관찰하면서 플라즈마광 발사 지점을 선정하므로 보다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이 치료는 2006년부터 일본에서 스포츠스타 등을 시작으로 시행됐으며 현재 연간 4000여명에게 적용되고 있다.
배 소장은 "기존 척추디스크의 비수술적 치료로는 돌출한 디스크에 고주파나 레이저를 쏘는 방법이 있다"며 "경피적레이저디스크감압술(PLDD:Percutaneous Laser Disc Decompression)은 등 뒤를 상당히 절개해 진정한 비수술적 방법으로 보기 어렵고 디스크 내의 혈관이나 척추뼈가 열에 의해 응고되거나 디스크가 자리 잡은 공간(추간강)이 좁아질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고주파를 이용한 뉴클레어플라스티(수핵감압술)는 바늘로 1.5㎜씩 수핵을 12번가량 반복해 태워 없애는 방법으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직접 겨냥하지 못하고 정확성도 떨어진다"며 "낚싯바늘 모양의 구리선을 디스크 내부에 넣어 전기에너지로 디스크를 응고시키는 IDET(Intra Disc Electrothermal Therapy)도 전체적으로 에너지를 가하기 때문에 문제 부위만 선별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PDCT는 1차적으로 밀려나온 디스크를 순간적으로 태워 척추신경에 미치는 압력을 줄여줄 뿐 아니라 밀려나온 섬유륜을 직접적으로 응고해 2차적으로 디스크가 추가 탈출하는 현상까지 방지할 수 있다.
PDCT가 이 같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건 플라즈마의 물리적 성질 덕택이다. 레이저는 직진성이 100%에 달하는 만큼 거리가 멀어질수록 빛이 퍼지며 열에너지가 1500J(줄)이나 돼 디스크와 인접한 신경 근육 혈관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문제가 된 디스크 부위에 직접 쏠 수 없고 간접적으로 가해야 한다. 이에 반해 플라즈마광은 직진성이 5% 안팎이고 단자 끝부분이 돔 모양이어서 열에너지가 한 초점으로 수렴되는 데다 순간 열에너지가 300∼500J에 불과해 문제 부위에 직접 발사할 수 있다.
배 소장은 "PDCT는 통증이 거의 없고 국소마취 후 시술하는 도중 의사와 대화가 가능할 정도이며 피부 절개술이 아니어서 시술 후 후휴증이 거의 없다"며 "플라즈마광의 조사 시간은 3분으로 총 수술시간은 20분 정도이며 입원이 필요없어 바쁜 직장인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