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큰 여성이 작은 여성에 비해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성주헌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팀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40∼64세의 건강보험 가입 여성 34만4519명을 대상으로 키와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여성은 키가 5㎝ 클수록 사망률이 평균 7%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역학회지(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1994년 여성을 키를 6개 그룹으로 나누고 약 10년(평균 9.86년)이 지난 2004년 이들의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모두 1만2016명이 사망했다. 그 원인으로는 암이 40.8%로 가장 많았으며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26.8%),뇌졸중(16.6%),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4.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키와 사망률의 관계를 질환별로 보면 호흡기계 질환은 키가 5㎝ 커짐에 따라 사망위험도가 16%가량 줄어들었다. 뇌졸중도 키 5㎝를 기준으로 16%가량 사망위험도가 감소했고 당뇨병과 순환기계질환은 13%가량 낮아졌다.

하지만 암의 경우는 키가 5㎝ 클수록 사망 위험도가 5% 높아져 역의 상관성을 보였다. 암의 종류별로는 난소암의 위험도가 2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간담도암 및 유방암이 각각 11%,대장암 7%,뇌암 5% 등이었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성 교수팀이 2005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키가 5㎝ 커질수록 사망률이 3%씩 감소한다는 내용과 같은 맥락이지만 여성의 경우 이 같은 상관성이 더 크다는 게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성 교수는 "키가 큰 여성은 심혈관계 질환,뇌졸중,당뇨병 등 치명적 질환에 걸릴 위험이 확률적으로 낮기 때문에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키는 유전적 요인보다는 발육과 관련된 소아 청소년기의 환경을 더 반영하는 지표로서 어릴 적 좋은 환경에서 자라 키가 컸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더 오래 살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