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외국인투자 물류기업 307社 실태조사
터미널 인력 항운노조가 좌우 … 탄력적 운영 발목

외국계 물류서비스업체인 S사는 한국 내에 물류센터를 짓기로 했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각종 인ㆍ허가와 신고를 위해 직접 방문해야 할 행정기관의 수가 지나치게 많은 데다 이곳저곳에 분산돼 있어 행정 처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어서다. S사 관계자는 "적어도 자유무역지역이나 경제자유구역의 경우는 단일 행정 창구에서 필요한 행정절차를 대행해줄 수 있는 행정서비스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계 터미널 운영업체인 H사는 현장 인력을 항운노조에서 일방적으로 투입,물동량 및 현장 상황에 맞는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해당 업체의 경영상 필요가 아닌 항운노조의 '기득권'에 의해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 물류 기업 30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현장조사 결과,국내 물류 투자 환경에 만족한다고 답한 업체는 전체의 16%에 불과했다고 18일 밝혔다. 반면 보통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62%,불만족이라고 답한 기업이 22%에 달했다.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현상 유지가 79%로 압도적인 데 비해 투자 확대는 20%에 그쳐 물류 분야의 투자 환경이 시급해 개선돼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외투 물류 기업의 40%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하는 각종 규제 및 인ㆍ허가를,29%는 과도하게 높은 임대료나 인건비 등의 부대비용을 사업의 걸림돌로 꼽았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물류 분야에서 보다 많은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내 물류시장의 선진화 및 효율화,정부 규제 완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배려로 투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무역협회 국제물류하주지원단은 조만간 '글로벌 물류기업 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 물류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이나 규제 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정책적 제도 개선과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데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기 위해서다.

한편 국내에 진출한 외투 물류 기업의 평균적인 기업 유형은 단독법인 형태로 국내에 3개소의 네트워크와 1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120명을 고용해 연간 약 79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종으로는 복합운송주선업,육상·해상·항공운송업,창고보관업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