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이 어제 내놓은 세계 4대 그린카 강국을 위한 실천계획은 이명박 대통령이 8ㆍ15경축사에서 발표한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업계의 첫 작품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회장이 밝힌 실천계획의 골자(骨子)는 우선 올해 11조원 이상을 설비 및 연구개발에 투자하고,4500명의 신규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것이다. 또 저탄소 친환경차 양산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겨 조기에 '세계 4대 그린카 강국'으로 진입하고 오는 2011년까지 부품협력업체에 15조원을 지원해 동반성장을 이뤄나가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우리의 녹색성장 비전은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의 노력에 비하면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일본은 이미 10년 전 액션플랜을 만들어 법률정비는 물론 저탄소사회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이나 독일 등 유럽국가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뒤늦게 출발한 우리로서는 선발국들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그만큼 더 필요하고 총력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정부와 업계는 물론 관련기관 모두 충분히 인식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현대ㆍ기아차 그룹의 발빠른 대응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더구나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의 성장산업을 일궈낸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특히 업계의 자발적 노력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곁들여진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목표 실현도 더욱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살려나가고 조장해가느냐 하는 점이다. 기업들의 계획이 아무리 정교하고 잘 돼있더라도 정책의지와 사회 분위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기업들이 마음놓고 계획실천에 매진(邁進)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정부는 정책추진의지를 다시 가다듬어 불법파업이나 과격시위 등에 대한 법질서 확립을 확실히 다져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기업들도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경영성과가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번에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전략을 제시한 것도 큰 성과를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