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국가 마저도… 선진국 경기침체에 원자재값 약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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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이어 이머징마켓(신흥경제국)도 경기둔화 현상이 뚜렷하다. 선진국의 경기침체 불똥이 이머징국가로 튀면서 수출과 투자가 부진해지고 소비 또한 줄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세계경제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이머징국가 성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글로벌 경제가 악순환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8일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이머징국가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브릭스 국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파를 견딜 정도로 경기의 복원력(resilience)이 뛰어나다고 믿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디커플링(미국 경기와 동조화되지 않는 현상)에 대한 신뢰감이 엷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IBS)도 최근 연차보고서에서 미국의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머징국가들이 예상보다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머징국가의 경기둔화 조짐은 선진국 경기침체 외에 초강세를 보였던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주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주말(15일) 배럴당 113.77달러(서부텍사스원유ㆍWTI 기준)로 마감하며 지난달 기록한 최고점 대비 22% 떨어졌다. 구리값도 지난달 이후 20% 정도 떨어졌다. 쌀 가격도 5월 이후 40% 급락하는 등 곡물가도 추락했다.
이에 따라 자원과 곡물 수출대국인 브라질과 러시아 등의 경제가 압박받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의 소매업 매출 증가율은 지난 4월 8.7%에서 5월 11.1%로 높아졌으나 6월 들어 8.2%로 14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보다 44%나 줄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는 6~7월 브라질 증시에서 47억달러를 빼갔다. 말레이시아는 석유 및 가스 판매가 전체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유가 하락은 곧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주요 수출품인 콩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가 부채를 줄이려던 노력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는 증시가 3분기 들어 한 달반 만에 22.5% 미끄러지면서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루지야와의 무력충돌 등으로 외국 투자자들의 대러시아 투자도 위축될 조짐이다.
친디아(중국과 인도) 경제도 흔들리긴 마찬가지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5,6월 연속 16%대였으나 7월에 14.7%로 18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지난 7월 중국 내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2004년 40%에 달했던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엔 20%에 머물 전망이다. 중소기업 도산도 늘어 올 상반기에만 6만4000여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다.
인도는 과다한 재정지출이 아킬레스 건이다.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약 17조5000억원에 달하는 농가부채 탕감과 1조5800억원대 정유ㆍ비료회사 손실보전에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해 인도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올 정도다.
이 여파로 S&P는 지난달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문회사인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의 가브리엘 스타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6개월간 이머징마켓이 약세를 지속하지 않으면 오히려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장규호/안정락 기자 danielc@hankyung.com
로이터통신은 18일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이머징국가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브릭스 국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파를 견딜 정도로 경기의 복원력(resilience)이 뛰어나다고 믿어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디커플링(미국 경기와 동조화되지 않는 현상)에 대한 신뢰감이 엷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IBS)도 최근 연차보고서에서 미국의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머징국가들이 예상보다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머징국가의 경기둔화 조짐은 선진국 경기침체 외에 초강세를 보였던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주 요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주말(15일) 배럴당 113.77달러(서부텍사스원유ㆍWTI 기준)로 마감하며 지난달 기록한 최고점 대비 22% 떨어졌다. 구리값도 지난달 이후 20% 정도 떨어졌다. 쌀 가격도 5월 이후 40% 급락하는 등 곡물가도 추락했다.
이에 따라 자원과 곡물 수출대국인 브라질과 러시아 등의 경제가 압박받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의 소매업 매출 증가율은 지난 4월 8.7%에서 5월 11.1%로 높아졌으나 6월 들어 8.2%로 14개월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보다 44%나 줄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는 6~7월 브라질 증시에서 47억달러를 빼갔다. 말레이시아는 석유 및 가스 판매가 전체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유가 하락은 곧바로 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도 주요 수출품인 콩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가 부채를 줄이려던 노력에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는 증시가 3분기 들어 한 달반 만에 22.5% 미끄러지면서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루지야와의 무력충돌 등으로 외국 투자자들의 대러시아 투자도 위축될 조짐이다.
친디아(중국과 인도) 경제도 흔들리긴 마찬가지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5,6월 연속 16%대였으나 7월에 14.7%로 18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다. 지난 7월 중국 내 승용차 판매는 전월보다 22% 감소했다. 2004년 40%에 달했던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엔 20%에 머물 전망이다. 중소기업 도산도 늘어 올 상반기에만 6만4000여개의 중소기업이 문을 닫았다.
인도는 과다한 재정지출이 아킬레스 건이다.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약 17조5000억원에 달하는 농가부채 탕감과 1조5800억원대 정유ㆍ비료회사 손실보전에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해 인도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나올 정도다.
이 여파로 S&P는 지난달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문회사인 롬바르드스트리트리서치의 가브리엘 스타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6개월간 이머징마켓이 약세를 지속하지 않으면 오히려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장규호/안정락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