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 칼럼] 돈ㆍ돈ㆍ돈이 부르는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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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말 겨울은 추웠다. 집이 허름해서였을까. 한겨울이면 방안의 자리끼가 얼었다. 손이 시려워 이불 속에서 자라처럼 목만 내놓고 책을 봤다. 세숫비누를 아끼려 한 쪽에 은박지를 붙여 사용했다. 화장지라야 신문지면 족했고 금은방의 일력(日曆)은 최고급이었다. 연습장이 없어 연필로 쓰고 볼펜으로 다시 썼다.
요즘 아파트에선 겨울에도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지내기 일쑤다. 재활용품 수거 장소엔 멀쩡한 옷이 수두룩하고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엔 새것 같은 가구가 즐비하다. 기름값이 ℓ당 2000원을 넘어도 길은 막히고,귀하던 달력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연휴만 되면 인천공항은 골프 여행객 등으로 북적거린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그도 그럴 게 '통계로 본 대한민국 60년의 경제ㆍ사회상 변화'를 보면 1953년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45달러,13억달러였던 국민총생산은 9699억달러로 늘었다. 1970년 100집에 1대였던 자가용은 2007년 94대가 됐고,지난해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비용은 209억달러에 달했다.
세계 13대 경제대국의 면모다. 그런데 국민 행복지수는 형편 없다. 해외에서 발표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78개국 중 고작 102위.한국사회학회가 정부 수립 60년을 맞아 조사한 '한국인의 삶에 대한 생각'에서 행복하단 사람은 7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는 마당이다. 7년 전 '건강과 가족'이었던 행복의 첫째 조건이 '돈'으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수치를 들이댈 것도 없다. 절대소득에 상관 없이 행복한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이 많다. 못사는 사람은 못살아서,잘사는 사람은 더 잘사는 사람이 많다며 억울해 하거나 화를 낸다. 내것은 노력의 산물이요,남의 것은 우연이나 투기 덕이라고 여긴다. 제 뜻과 다르면 틀렸다며 헐뜯고 미워하고 마주 앉지도 않으려 든다.
이유로는 전쟁 및 미래에 대한 불안,치열한 경쟁과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외환 위기 이후 극심해진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빈곤감 내지 박탈감이 꼽힌다. 전쟁을 겪은 이들은 막연한 두려움 탓에 잘살아도 안심하지 못하고,무한경쟁에 시달리는 세대들은 살아남기 위해 참기 힘든 것도 억지로 참는다고 생각,보상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결국 '돈돈돈' 하는데도 불구,행복해지기는커녕 더 불행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은 체념과 소외감을 부르고 외로움은 증오에 따른 파멸적 행동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행복지수를 높이지 못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확산되는 이념 분쟁과 분열,거친 투쟁을 막기 힘들다는 말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개인의 행복을 정책 중심에 두는 국가경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돈과 성공은 행복의 필요조건이되 충분조건은 아니다. 행복은 환경과 가치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통설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 개발은 물론 행복의 가치관 홍보에 나서야 한다.
학교에선 물론 모든 매체와 예술을 통해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헛헛함과 불안은 돈이 아니라 나눔과 보살핌으로 채워지고 해소된다는 것을 알리는 게 그것이다. 모든 갈등을 가진 자의 여유로 해결하려 드는 TV드라마, 외제차와 비싼 수입품의 가치를 광고하는 듯한 방송에도 일침을 가할 필요가 있다.
국민 다수가 불행하면 누구도 행복하기 어렵다. 사회 지도층과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보다 확산돼야 하는 까닭이다. 행복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행복해지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다가선다. 행복해지는데도 훈련이 필요하다. 움켜쥐려 안간힘을 쓰기보다 나누고 털어내는 노력이 그 첫걸음이다.
요즘 아파트에선 겨울에도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지내기 일쑤다. 재활용품 수거 장소엔 멀쩡한 옷이 수두룩하고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엔 새것 같은 가구가 즐비하다. 기름값이 ℓ당 2000원을 넘어도 길은 막히고,귀하던 달력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연휴만 되면 인천공항은 골프 여행객 등으로 북적거린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그도 그럴 게 '통계로 본 대한민국 60년의 경제ㆍ사회상 변화'를 보면 1953년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45달러,13억달러였던 국민총생산은 9699억달러로 늘었다. 1970년 100집에 1대였던 자가용은 2007년 94대가 됐고,지난해 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비용은 209억달러에 달했다.
세계 13대 경제대국의 면모다. 그런데 국민 행복지수는 형편 없다. 해외에서 발표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78개국 중 고작 102위.한국사회학회가 정부 수립 60년을 맞아 조사한 '한국인의 삶에 대한 생각'에서 행복하단 사람은 7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다는 마당이다. 7년 전 '건강과 가족'이었던 행복의 첫째 조건이 '돈'으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수치를 들이댈 것도 없다. 절대소득에 상관 없이 행복한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이 많다. 못사는 사람은 못살아서,잘사는 사람은 더 잘사는 사람이 많다며 억울해 하거나 화를 낸다. 내것은 노력의 산물이요,남의 것은 우연이나 투기 덕이라고 여긴다. 제 뜻과 다르면 틀렸다며 헐뜯고 미워하고 마주 앉지도 않으려 든다.
이유로는 전쟁 및 미래에 대한 불안,치열한 경쟁과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외환 위기 이후 극심해진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빈곤감 내지 박탈감이 꼽힌다. 전쟁을 겪은 이들은 막연한 두려움 탓에 잘살아도 안심하지 못하고,무한경쟁에 시달리는 세대들은 살아남기 위해 참기 힘든 것도 억지로 참는다고 생각,보상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결국 '돈돈돈' 하는데도 불구,행복해지기는커녕 더 불행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은 체념과 소외감을 부르고 외로움은 증오에 따른 파멸적 행동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행복지수를 높이지 못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확산되는 이념 분쟁과 분열,거친 투쟁을 막기 힘들다는 말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개인의 행복을 정책 중심에 두는 국가경영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돈과 성공은 행복의 필요조건이되 충분조건은 아니다. 행복은 환경과 가치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통설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 개발은 물론 행복의 가치관 홍보에 나서야 한다.
학교에선 물론 모든 매체와 예술을 통해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헛헛함과 불안은 돈이 아니라 나눔과 보살핌으로 채워지고 해소된다는 것을 알리는 게 그것이다. 모든 갈등을 가진 자의 여유로 해결하려 드는 TV드라마, 외제차와 비싼 수입품의 가치를 광고하는 듯한 방송에도 일침을 가할 필요가 있다.
국민 다수가 불행하면 누구도 행복하기 어렵다. 사회 지도층과 부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보다 확산돼야 하는 까닭이다. 행복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행복해지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다가선다. 행복해지는데도 훈련이 필요하다. 움켜쥐려 안간힘을 쓰기보다 나누고 털어내는 노력이 그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