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와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이명박 정부의 'MB노믹스'를 따라 들썩이고 있다.

건설주는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크고,그동안 유가 상승에 간간이 반응해 왔던 신재생에너지 테마주들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대형 호재를 만나 신바람을 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나오고 관련 업체의 실적 상승이 가시화돼야 하는 만큼 투자 종목 선정에는 신중을 기할 것을 권했다.

건설주는 18일 코스피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휴에 나온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방침에 따라 큰 폭으로 올랐다.

대우건설은 지난 주말보다 1100원(8.46%) 뛴 1만4100원에 마감,7월30일 이후 최고 수준을 회복했다. 두산건설은 7.53% 올랐으며 진흥기업고려개발도 각각 6.91%,5.19% 상승했다. GS건설(4.72%) 대림산업(2.64%) 현대산업(2.41%) 현대건설(0.75%) 등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지수는 259.47로 7.10포인트(2.81%) 올랐다.

정부가 추석 이전에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시사한 점이 건설주 상승에 기폭제가 됐다. 외국인도 8일째 건설업종에 대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수급에 힘을 보탰다.

전현식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잇단 지원대책에도 아파트 미분양이 줄지 않아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는 데 대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근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미리 매(주가 하락)를 맞은 건설주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키워줄 만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저탄소 녹생성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데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들도 대거 급등했다. 태양광에너지 관련주인 에스에너지 미리넷 이건창호 등과 하이브리드카 관련주로 꼽히는 뉴인텍 성문전자 필코전자 삼화콘덴서 삼화전기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2차 에너지 관련주인 LG화학(2.91%) 엘앤에프(1.96%)와 풍력에너지 관련주인 유니슨(5.52%) 평산(3.53%) 등도 올랐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기업조사팀 부장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의지가 뚜렷해 관련주들의 성장성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증시 일각에서는 실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잇따르고 있다. 전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규제 완화의 폭과 깊이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할지는 미지수"라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올랐다가 막상 발표된 후 실망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혜 기대감뿐 아니라 펀더멘털(내재가치)을 따져 보란 얘기다. 그는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을 유망주로 꼽았다.

이 연구위원도 "건설주의 꾸준한 상승이 나타나려면 규제 완화가 수도권으로 확대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폐지 등의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 역시 막연한 기대감에 의한 주가 급등은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기존 태양광에너지 대장주로 꼽히는 동양제철화학은 오히려 1.04% 하락했고 소디프신소재(0.13%) 태웅(0.40%) 동국산업(0.46%) 등도 상승폭이 미미했다. 김 부장은 "아직까진 원론적인 내용인 만큼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원해 산업 기반을 세울 것인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관련 업체들의 실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주가 급등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환/조진형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