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 신는 신발은 모두 해외에서 들어온 것들이라 명칭도 대부분 외국어이다. 어원을 알면 신발 종류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여름철 여성들이 자주 신는 샌들(sandal)은 고대 그리스어로 널판지를 뜻하는 '샌달리온(sandalion)'에서 나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발판을 대고 끈으로 발 부분을 묶어 신던 것이 오늘날 샌들이 된 것.
스니커(sneaker)와 로퍼(loafer)는 신는 사람의 모습에서 이름이 붙었다. 스니커란 밑창을 고무로 만든 운동화를 일컫는데 구두보다 발자국 소리가 덜 난다. 이런 신발을 신은 사람은 살금살금 걷는 것같이 보여 영어로 '살금살금 걷는 사람'이란 뜻의 'sneaker'가 신발 이름이 된 것이다. 로퍼는 신발 입구가 신축성 있는 고무 밴드여서 끈을 묶을 필요 없이 한 번에 신는 구두를 말한다. 영어로 'loafer'는 '게으름뱅이,건달'을 뜻하는데 발에 아무렇게나 걸쳐 신을 수 있어 게으른 사람이 주로 신는다는 의미에서 비롯됐다.
끈을 묶는 신사용 구두를 통칭하는 옥스퍼드화(Oxford shoe)는 17세기 영국 옥스퍼드대 학생들이 즐겨 신었다고 해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
하지만 순우리말 같은 '구두'도 실은 일본어 '구츠(靴=くつ)'에서 따 왔다. 구한 말 구두가 들어온 초기에는 양화(洋靴ㆍ서양 신)라고 부르기도 했다. 당시 일본에서 제화 기술을 배워 온 사람들이 서울에 제화점을 내면서 일본말 그대로 '구츠'라 부르다 변형된 것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