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최종현 회장은 애국 기업인이었다. "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오는 26일 고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 10주기를 앞두고 발간된 '최종현,그가 있어 행복했다'는 제목의 추모 기념 서적에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기고했다.

19일 SK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추모 글을 통해 "최 전 회장은 1994년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당시 불거진 특혜논란이 재계의 화합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사업권을 반납했던 분"이라며 "우리나라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이나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며 SK보다 국가의 장래를 먼저 걱정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던 그 분을,아직 하실 일이 많고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더 계셔야 하는 그분을 1998년 8월에 보내드려야 했다"며 "최 전 회장은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애국 기업인이자 우리 경제의 발전을 앞장서 이끌어 온 참된 경영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 전 회장은 10년을 소리없이 준비하는 미래 설계자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오늘날 SK가 더욱 훌륭하게 성장한 것은 후대들이 고인의 유지를 잘 받들고 경영철학을 실천해 온 때문이며,생전에 그분께서 베푸신 덕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최근 고 최 회장 추모 글을 써 달라는 SK 측의 부탁을 받고 "삼성 특검 재판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여러 차례 고사했으나,SK 측에서 계속 간곡하게 부탁해 원고 기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과 고인은 생전에 사석에서 호형호제 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 회장 10주기를 기념해 발간된 이번 추모 기념 서적에는 이건희 전 회장을 비롯해 구평회 E1 명예회장,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효성그룹 회장) 등과 SK의 전.현직 그룹 경영진 등 사내외 각계 인사 100여명의 고인에 대한 일화와 회고가 담겨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