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 모기지 회사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한국은행 포함)의 투자액은 405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유화가 되면 국내 금융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두 모기지 회사는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자본 확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탓에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인식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패니매는 작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총 9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프레디맥은 사실상 자본 일부 잠식 상태다.

18일 경제주간지 배런스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재무부와 연방주택금융국(FHFA)이 지속적으로 자본 확충을 요구했지만 증자를 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만간 공적자금 투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공적자금 투입계획이 없다"는 헨리 폴슨 재무 장관의 발언과는 상반된 것이다.

공적자금 투입이 이뤄진다면 한국의 금융 구조조정과 비슷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감자 등의 방식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주주들의 보유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된다. 18일 뉴욕 증시에서 패니매와 프레디맥 주가가 각각 22.2%,25% 폭락한 것은 이런 우려 때문이다. 양대 모기지사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 금융회사들은 미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채권을 처리할지에 따라 다르다. 현재까진 국유화는 미 정부가 만기 상환을 보증한다는 의미인 까닭에 채권 투자자의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하지만 미 정부가 양대 모기지사의 채권을 할인된 가격에 매입키로 결정한다면 할인폭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미 정부는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어떤 방침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는 각각 563개사,460개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금융사가 보유하고 있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발행 채권은 5억5000만달러다. 한국은행도 약 400억달러의 채권을 갖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