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야구, 4강 대격돌…김경문 감독 '투수싸움' 예고 컨디션 점검
[베이징 2008] "일본 한번 더 깬다" 마운드 총동원령
베이징올림픽 예선리그에서 7전 전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과 준결승을 앞두고 마운드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한국은 예선 풀리그 일곱 경기에서 '무패 가도'를 달렸지만 22일 열리는 일본과 4강전에서 패한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최상의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준결승전에서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김광현은 13일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진데 이어 16일 일본전 선발 중책을 맡아 5와 3분의 1이닝을 3안타,1실점으로 막았다. 김광현은 일본과의 예선전 이후 5일간 휴식을 취해 선발 등판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메달 색깔을 가를 4강 경기를 투수 한 명에게 맡길 수는 없다. 김 감독은 동원할 수 있는 투수진을 모두 마운드에 올린다는 복안이다. 김광현은 물론이고 류현진 봉중근 송승준 등 선발 요원과 윤석민 권혁 정대현 오승환이 모두 출격 대기 태세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이를 위해 20일 네덜란드전에서는 장원삼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의 어깨를 쉬게 했다.

마운드 총동원령은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모두 1∼2점차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를 두고 있다. 김 감독은 쿠바전 승리 후 "준결승과 결승전에선 많은 점수가 나지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경기에선 강한 마운드를 보유한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준결승 승부는 결국 투수들의 어깨에 달린 셈이다.

한편 한국과 쿠바는 20일 열린 예선 풀리그 최종전에서 상대 투수진을 난타하며 나란히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한국은 베이징 우커쑹야구장에서 개최된 네덜란드와의 7차전에서 이대호의 2점홈런 등 16안타 맹폭을 퍼부은 끝에 10-0,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전날 쿠바를 꺾고 1위로 4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풀리그 마지막 상대마저 꺾고 7전 전승의 기록으로 리그전을 마쳤다. 아마야구 세계 최강 쿠바도 이날 중국을 상대로 올림픽 단일경기 최다안타(20개) 타이기록을 세우며 17-1의 스코어로 7회 콜드게임승했다.

또 이날 밤 열린 일본-미국전에서는 미국이 11회 승부치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에따라 4승3패로 예선 4위를 기록한 일본이 예선 1위 한국의 준결승 상대로 결정됐다. 미국은 예선 2위 쿠바와 4강에서 맞붙는다.

일본은 예선 리그 투수 로테이션을 감안할 때 16일 한국전 선발로 나와 6과 3분의 2이닝을 5안타,2실점으로 막은 좌완 와다 쓰요시나 네덜란드전(15일)에서 선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소프트뱅크)를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일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선발로 나온 에이스 다르빗슈 유(니혼햄)의 선발 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