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치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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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인구가 왜 그리 많은지 이제 알겠어요."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정상회담 차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부인 패트 여사가 치파오(旗袍)를 보고 했다는 말이다. 정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옷 자체가 그만큼 관능적이라는 얘기다. 세계의 전통의상 가운데 가장 섹시하다고도 한다.
치파오의 원조는 만주족의 통짜 옷.만주족 어부의 딸로 황후가 됐던 여성이 처음 고안했다는 설도 있다. 청나라 때 일반화된 뒤 변화를 거듭,지금의 간결한 형태가 됐다고 한다. 독특한데다 몸매를 잘 드러내주는 만큼 중국배우 장쯔이는 물론 니콜 키드먼같은 서양배우들까지 입는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런 치파오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흰색 파란색 녹색 분홍색 비단에 자수를 곁들여 잘록한 허리는 더욱 잘록하고 가슴과 엉덩이는 한층 풍만하게 보이도록 만든 도우미들의 치파오 차림은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전통의상을 도우미 패션으로 제시,올림픽 상징이자 문화상품으로 키워낸 것이다.
전통적인 것이 문화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렇다. 독특한 아름다움에 정부 차원의 대대적이고 꾸준한 홍보가 더해져야 관광상품 내지 패션아이콘으로 떠오른다. 일본의 유카타,베트남의 아오자이,하와이의 무무와 알로하셔츠,인도의 사리같은 전통의상이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이유다.
한 나라를 알리고 각인시키는데 옷과 음식만한 건 없다. 전통의상의 보전 및 생활화가 필요한 이유다. 옷을 알리기 위한 요건은 복잡하지 않다. 이색적이고 예쁘고 쉽고 편하게 입을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 보는 사람이 어느 나라 옷인지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과시할 수 있는 까닭이다.
치파오는 긴 세월 평상복으로 사랑받는 동안 끝없는 개량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는 모습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한복은 물론 한동안 들썩거렸던 생활한복의 인기 또한 시들하다. 우리가 입지 않으면서 세계에 알리는 건 불가능하다. 한복이 평상복과 문화상품으로 뜰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치파오의 원조는 만주족의 통짜 옷.만주족 어부의 딸로 황후가 됐던 여성이 처음 고안했다는 설도 있다. 청나라 때 일반화된 뒤 변화를 거듭,지금의 간결한 형태가 됐다고 한다. 독특한데다 몸매를 잘 드러내주는 만큼 중국배우 장쯔이는 물론 니콜 키드먼같은 서양배우들까지 입는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런 치파오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흰색 파란색 녹색 분홍색 비단에 자수를 곁들여 잘록한 허리는 더욱 잘록하고 가슴과 엉덩이는 한층 풍만하게 보이도록 만든 도우미들의 치파오 차림은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전통의상을 도우미 패션으로 제시,올림픽 상징이자 문화상품으로 키워낸 것이다.
전통적인 것이 문화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이렇다. 독특한 아름다움에 정부 차원의 대대적이고 꾸준한 홍보가 더해져야 관광상품 내지 패션아이콘으로 떠오른다. 일본의 유카타,베트남의 아오자이,하와이의 무무와 알로하셔츠,인도의 사리같은 전통의상이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이유다.
한 나라를 알리고 각인시키는데 옷과 음식만한 건 없다. 전통의상의 보전 및 생활화가 필요한 이유다. 옷을 알리기 위한 요건은 복잡하지 않다. 이색적이고 예쁘고 쉽고 편하게 입을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 보는 사람이 어느 나라 옷인지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과시할 수 있는 까닭이다.
치파오는 긴 세월 평상복으로 사랑받는 동안 끝없는 개량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는 모습으로 진화했다고 한다. 한복은 물론 한동안 들썩거렸던 생활한복의 인기 또한 시들하다. 우리가 입지 않으면서 세계에 알리는 건 불가능하다. 한복이 평상복과 문화상품으로 뜰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