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쌍용 카이런 2009‥ 변속 충격 거의 없이 가속, 도심주행 위한 '리얼 SUV'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진정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란 어떤 차일까. 쌍용자동차는 2009년형 카이런에 대해 '리얼 SUV'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진짜 SUV답다는 뜻이다.
카이런 2.0(직렬 4기통 디젤엔진)을 시승한 뒤 SUV의 최근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통 SUV가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강조한다면 카이런은 도심 주행 능력을 더욱 강조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여성적인 SUV가 각광받고 있는 요즘 추세가 잘 나타났다.
카이런의 특징은 변속 성능에서 두드러졌다.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되면서 변속 충격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러운 힘을 발휘했다. 운전석이 높아 시야가 넓게 뚫리지 않았다면 세단을 타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여성들이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을 만큼 운전대가 가벼웠다.
카이런은 외관 디자인에서도 도심 주행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세련미가 물씬 풍겼다. SUV에서 이 같은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커다란 18인치 알로이휠이 이런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일조한 것 같다. 차량 하단의 리어 언더댐과 크롬도금 테일 파이프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실내 인테리어는 다소 거칠어 보였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오디오가 있는 앞부분)가 운전석 방향으로 다소 기울어진 점이 이색적이었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기능 등이 통합돼 있는 화면표시장치가 다른 차에 비해 작아 익숙해지는 데 다소 애를 먹었다. 또 운전자의 눈높이보다 낮게 설치돼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2009년형 카이런에는 이전 모델에서 볼 수 없던 친환경 장치가 달려 있다. 배기가스 저감장치(CDPF)다. 저공해 자동차임을 인정받기 때문에 구입 후 5년간 환경개선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카이런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고연비다. 연비가 대형 SUV로는 드물게 ℓ당 11.2㎞가 나온다. 6단 자동변속기 덕분이다.
다만 차체가 높은 탓에 급제동 때나 둔덕이 있는 도로를 주행할 때 서스펜션 움직임이 다소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차감을 저해할 만큼 진동이 큰 것은 아니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