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세계 각국의 연극·무용·복합장르 대표작들을 모은 공연 박람회다. 내달 18일부터 10월19일까지 열리는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는 13개국 39단체의 38개 작품이 참가한다.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것부터 실험성 짙은 작품까지 다양한 무대가 한달 동안 펼쳐지므로 어떤 공연을 먼저 볼 것인지 미리 계획을 짜는 게 좋다. 비슷한 시기에 올라가는 작품이 많아 기호별로 취사선택도 잘해야 한다. 공연 장소는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구 서울역사 등이다. 최근 3년간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관람권 소지자와 20인 이상 단체관람객은 2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체호프의 향연=러시아의 타바코프 극단은 거대한 목조 대저택을 배경으로 한 '바냐 아저씨'를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아르헨티나의 체호프 프로젝트는 같은 작품을 '비련의 여인을 바라보는 스파이'라는 이름의 소극장 공연으로 선보인다.

국내극단 수는 '벚꽃 동산'을 올린다. 데니안,정해균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체호프가 말년에 바라본 인생의 허무를 무대 위에서 재연한다. 칠레의 블랑코 극단은 체호프의 아내이자 러시아 최고 배우였던 올가 크니페르의 이야기를 담은 '네바'를 올린다. 전기스토브와 의자 하나가 소품의 전부여서 연기자 중심의 연출이 볼 만하다.

◆명작 다시보기=셰익스피어,세르반테스 등의 명작도 감상할 수 있다. 독일의 뮌헨 캄머슈필레는 연극 '오셀로'로 한국을 찾는다. 배우보다 음악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옌스 토머스의 역할이 크다. 피아노 두대로 오셀로의 심리를 표현하는 것이 독특하다.

프랑스의 자크 부르고는 연극 '돈키호테'를 갖고 온다. 1인극으로 마임과 목소리만으로 다양한 등장 인물을 표현하는 게 특징.국내 극단 몸꼴은 같은 작품을 '인간적 열광'이라는 부제로 올린다. 사색하는 인간 햄릿과 달리 행동하는 돈키호테에 초점을 맞추고 사실주의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해외 단체와 공동작업=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가 참여한 '엘렉트라'가 눈에 띈다. 다다시가 직접 뽑은 한국 배우 16명이 연기한다. 배경은 2008년 현재의 정신병원 안으로 바뀌었다. 목적이 살인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잃어버린 풍경들'은 호주와의 공동제작 작품이다. 사무엘 베케트의 '잃어버린 것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극.배우들이 즉흥적인 움직임만으로 원초적인 리듬을 표현한다.

이 외에 아일랜드와의 합작한 '지붕 아래''평행한 지평선',독일과 작업한 '단 한 번의' 등이 있다.

◆현대무용의 진수=발레의 실험적 공연을 지향하는 유니버설발레단Ⅱ는 '천사의 숨결'을 올린다. 현대인들의 희로애락과 그 안에서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자아의 모습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안무가 허용순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돋보인다.

스페인의 솔 피코 무용단이 펼치는 '빠에야 믹스타'는 스페인식 해물볶음밥을 뜻하는 제목처럼 스페인의 정취를 담은 현대무용.야외에서 시작해 공연장 안에서 끝나는 독특한 형식을 띠며 마지막 장면의 플라멩코가 하이라이트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링크 등 인터넷 예매처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홈페이지(www.spaf21.com)에서 볼 수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