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들에게 일본은 곧 규슈다. 규슈만큼 원정 라운드 환경이 좋은 곳도 없다는 뜻이다. 비행기로 1시간30분이면 닿을 정도로 가까운 데다 일본 특유의 문화를 즐기는 데도 부족하지 않다는 점이 규슈의 덕목이다. 미야자키현이 특히 돋보인다. 일본의 골프대회 가운데 상금이 가장 많은 던롭피닉스토너먼트가 열리는 피닉스CC 등 30여개의 수준급 골프장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한국의 코리아나호텔이 인수해 운영 중인 아이와 미야자키CC도 그 중 하나다.

■두 가지 색깔의 18홀 코스

아이와 미야자키CC는 미야자키공항에서 35분 거리에 있다. 파72에 전장 7196야드인 18홀 정규코스다. 아웃코스와 인코스의 조경을 달리해 전후반 전혀 다른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느낌을 준다. 아웃코스는 키 큰 야자수로 조경했다. 마치 하와이 등 열대 섬의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기분이 든다. 인코스는 일본 전통의 나무숲으로 꾸며 놓았다. 18홀을 도는 중에 열대와 온대 지역을 오가는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

8번 홀이 승부처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왼쪽으로 10도 이상 심하게 꺾여 있는 도그레그 홀이다. 왼쪽으로 꺾어지는 지점에 시야를 가리는 숲이 있어 샷의 방향과 거리를 살피기가 어렵다. 숲을 넘겨 질러 치려는 생각은 금물이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또박또박 신중히 치는 골퍼들에게 유리하다. 세컨샷도 조심해야 한다. 그린 앞에 4개의 커다란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잘 맞았다고 생각해도 벙커로 직행하기 십상이다. 80대를 치는 골퍼라도 보기로 막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거리욕심을 내다가는 더블보기 이상으로 무너질 수 있다.

13번 홀은 인코스에서 가장 긴 파4 홀.페어웨이 오른쪽 바깥이 OB지역이다. 그린 왼쪽 앞에는 워터 해저드가 기다리고 있다. 티샷과 세컨샷 모두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티샷은 무조건 페어웨이 중앙을 겨냥해야 한다. 그래야 세컨샷을 할 때 그린 왼쪽의 워터 해저드를 피하기 쉽다. 세컨샷에서 워터 해저드를 피했더라도 그린 주변의 화단을 넘겨 홀 근처에 멈춰 고난도 샷을 구사할 수 있어야 파 세이브에 성공할 수 있다.

클럽하우스가 근사하다. 핑크빛 벽돌로 세운 궁전을 보는 것 같다. 내부가 탁 트여 있어 시원하다. 코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자연과의 공생'을 주제로 디자인했다고 한다. 호텔도 주변의 연못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365일 즐거운 관광명소

미야자키에는 관광거리가 많다. 가족여행을 하기에도 좋다. 최고 높이가 100m에 이르는 20㎞ 길이의 주상절리 협곡의 중심인 다카치호 협곡이 유명하다. 일본 건국신화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낙차 80m의 미나이폭포 절경이 그림 같다.

미야자키시에서 구시마시까지의 해안인 니치난 해안은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니치난 해안공원에 있는 작은 섬인 아오시마도 유명하다. 섬 주위로 '도깨비 빨래판'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침식 해안이 펼쳐져 있다. 아오시마에 서식하는 아열대 식물과 더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아오시마 리조트 어린이나라는 아열대 식물이 우거진 아오시마 앞바다에 자리한 놀이동산.하이비스커스 등 다양한 꽃들이 사계절에 피고 져 식물원 같은 느낌을 준다.

슈센노모리(술의 테마파크)는 전통공예 마을인 아야정에 어울린다. 미야자키 전통 소주견학공장,와인견학공장,지역맥주공장,주조자료관,도기,죽세공,유리공예 등의 공예 시설,온천,숙박시설 등을 갖춘 테마파크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