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과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피트 피터슨 공동창업자 등이 21일 미국의 재정적자 급증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상의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는 미 재정적자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오유에스에이(I.O.U.S.A:I owe U.S.A,'나는 미국에 빚졌다'는 뜻)' 개봉 직후 전문가 토론이 열렸다. 미 전역 358개 극장에서 이날 개봉된 이 영화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문제를 미 대통령 선거의 이슈로 만들기 위해 피터슨이 벌이고 있는 캠페인의 일환이다. 패트릭 크리돈 감독의 2006년작 영화인 '아이오유에스에이'는 애디슨 위긴의 '세계사를 바꿀 달러의 위기(Empire of Debt)'라는 책이 원작으로,재정적자와 무역불균형이 미국의 장래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네브래스카 출신 버핏과 피터슨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등 정치적 견해차에도 불구하고 현재 50조달러를 넘어선 정부의 부채를 줄이지 못하면 미국의 향후 세대에 큰 짐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데는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 버핏은 그동안 줄곧 미국의 무역적자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다양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무역불균형이 해소돼야 외국인들이 미국에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다"며 "미국은 매일 20억달러씩 다른 나라에 퍼주는데,다른 나라도 미국에 뭔가를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오유에스에이'에 출연한 데이비드 워커 전 미 회계감사원(GAO) 원장은 피터슨과 함께 재정 적자에 대한 조속한 대처를 촉구했다. 워커는 "우리는 아직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이나 태어나지조차 않은 아이들의 미래를 저당잡히고 있다"며 "과거보다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힘든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서브프라임 사태를 불러일으킨 요인들이 정부 재정에도 똑같이 존재하며,다른 점이라면 최소한 25배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GAO에 따르면 2007 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미국 정부의 부채액은 53조달러에 달한다. 피터슨은 미국의 재정적자 등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리기 위해 1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