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보는 재테크 전략] 집 장만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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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들이 집 장만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회사 최고 경영자(CEO)들은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를 꼽았다.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 흐름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또 대형 건설사 CEO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가을 아파트 청약 때는 '입지(교통여건)'를 가장 먼저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금융회사 CEO 20명과 대형 건설사 CEO 및 주택담당 임원,민간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 당분간 계속"
설문 응답자 대부분이 올 가을 집값 등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도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회사 CEO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한결같이 '당분간 약보합세 또는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명 가운데 19명이 이렇게 내다봤다. 단 1명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상승,경기침체,대출 및 세금규제 지속,분양시장 위축 등이 침체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건설업체 CEO와 민간전문가들 역시 엇비슷했다. 응답자의 90%(18명)가 올 가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이 연말까지 소폭(1~2%) 내릴 것이라는 응답이 10명,소폭(1~2%) 오를 것이라는 답변이 8명이었다.
부동산 시장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로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A은행장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규제완화,경기부양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 서서히 유입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부동산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B증권 사장은 "경기침체로 악화된 투자여건과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완화라는 상반된 변수의 속도와 폭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규제완화에 따른 집값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세계적 자산가치 하락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집 장만 준비는 지금부터
금융사 CEO들의 예측대로라면 실수요자들은 지금부터 내집마련 준비에 나서야 할 것 같다. 이들은 '집 장만하기 가장 좋은 시기'를 주로 올 하반기(6명)와 내년 상반기(6명)로 꼽았다. 내년 하반기라는 분석(3명)도 나왔다. C증권 사장은 "정부의 규제완화나 경기부양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시장의 회복기조가 내년 1분기는 돼야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서 올 4분기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반면 D보험 사장은 "집 장만은 가격이 저점을 통과할 때가 아니라 대출이자를 감당하고도 본인의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만한 시기가 적기"라며 "굳이 말하자면 금리가 떨어지는 시점에 사라"고 말했다. 이어 "신도시보다는 서울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가치 면에서 낫다"고 충고했다.
지역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은행장은 "세제·금리·경기 등 지금의 여건은 부동산 시장에 비우호적이지만 두터운 수요층,거래활성화 대책 등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는 지난 10년 같은 큰 폭 활황은 기대 난망"이라며 "주거용은 직주근접형 선호에 따른 단극화,상업용은 공급과잉에 따른 양극화가 나타나는 등 유형별·권역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유자금 투자-강남 재건축"
올 가을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는 송파신도시 주변(5명),광교신도시(5명),서울 강남권(4명) 등이 꼽혔다. 대형 건설사CEO와 민간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다. 서울 용산권(3명)과 뉴타운(2명) 등도 추천대상에 올랐다.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때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는 '입지(교통여건)'라는 답변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분양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5명)이 뒤를 이었다. 자기 부담 능력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는 답변도 나왔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올 가을 여유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어떤 상품을 고르겠느냐는 질문에는 강남 재건축(8명)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강남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투자를 미루겠다'는 답변(3명)도 강북 뉴타운(3명)이나 신도시 청약(3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 이채로웠다.
올 가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역시 '규제완화 여부(16명)'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 방향으로 금융사나 건설사 CEO,민간 전문가 가릴 것 없이 '거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거래활성화 수단(복수응답)으로는 대출규제,양도세,전매제한,종합부동산세,거래세 완화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건설사CEO와 민간 전문가들이 대출규제 완화(12명) 전매제한 완화(8명) 양도세 완화(7명) 순으로 응답한 반면 금융사 CEO들은 양도세(11명) 종부세(4명) 대출규제(3명) 순으로 답변해 시각차를 보였다.
F은행장은 "(대출규제로) 큰 평수의 집으로 이사하거나 내집을 장만할 때 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 거래가 위축되고 선의의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담보대출 등 금융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G증권 사장은 "수도권의 경우 양도세,거래세를 완화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내놓게 해야 주택거래가 정상화된다"며 "대출기준이나 전매제한 완화 등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정책은 되레 신중해야 한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 흐름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또 대형 건설사 CEO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가을 아파트 청약 때는 '입지(교통여건)'를 가장 먼저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금융회사 CEO 20명과 대형 건설사 CEO 및 주택담당 임원,민간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부동산 침체 당분간 계속"
설문 응답자 대부분이 올 가을 집값 등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인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도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회사 CEO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한결같이 '당분간 약보합세 또는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명 가운데 19명이 이렇게 내다봤다. 단 1명만 '지금이 바닥'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상승,경기침체,대출 및 세금규제 지속,분양시장 위축 등이 침체 전망의 근거로 제시됐다.
건설업체 CEO와 민간전문가들 역시 엇비슷했다. 응답자의 90%(18명)가 올 가을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이 연말까지 소폭(1~2%) 내릴 것이라는 응답이 10명,소폭(1~2%) 오를 것이라는 답변이 8명이었다.
부동산 시장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로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A은행장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규제완화,경기부양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 서서히 유입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부동산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B증권 사장은 "경기침체로 악화된 투자여건과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완화라는 상반된 변수의 속도와 폭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규제완화에 따른 집값반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세계적 자산가치 하락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집 장만 준비는 지금부터
금융사 CEO들의 예측대로라면 실수요자들은 지금부터 내집마련 준비에 나서야 할 것 같다. 이들은 '집 장만하기 가장 좋은 시기'를 주로 올 하반기(6명)와 내년 상반기(6명)로 꼽았다. 내년 하반기라는 분석(3명)도 나왔다. C증권 사장은 "정부의 규제완화나 경기부양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시장의 회복기조가 내년 1분기는 돼야 나타날 것이라는 점에서 올 4분기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반면 D보험 사장은 "집 장만은 가격이 저점을 통과할 때가 아니라 대출이자를 감당하고도 본인의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 만한 시기가 적기"라며 "굳이 말하자면 금리가 떨어지는 시점에 사라"고 말했다. 이어 "신도시보다는 서울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가치 면에서 낫다"고 충고했다.
지역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은행장은 "세제·금리·경기 등 지금의 여건은 부동산 시장에 비우호적이지만 두터운 수요층,거래활성화 대책 등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는 지난 10년 같은 큰 폭 활황은 기대 난망"이라며 "주거용은 직주근접형 선호에 따른 단극화,상업용은 공급과잉에 따른 양극화가 나타나는 등 유형별·권역별 차별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유자금 투자-강남 재건축"
올 가을 가장 유망한 지역으로는 송파신도시 주변(5명),광교신도시(5명),서울 강남권(4명) 등이 꼽혔다. 대형 건설사CEO와 민간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다. 서울 용산권(3명)과 뉴타운(2명) 등도 추천대상에 올랐다. 신규 분양 아파트 청약 때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는 '입지(교통여건)'라는 답변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분양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5명)이 뒤를 이었다. 자기 부담 능력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는 답변도 나왔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올 가을 여유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어떤 상품을 고르겠느냐는 질문에는 강남 재건축(8명)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강남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투자를 미루겠다'는 답변(3명)도 강북 뉴타운(3명)이나 신도시 청약(3명)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 이채로웠다.
올 가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역시 '규제완화 여부(16명)'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 방향으로 금융사나 건설사 CEO,민간 전문가 가릴 것 없이 '거래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거래활성화 수단(복수응답)으로는 대출규제,양도세,전매제한,종합부동산세,거래세 완화 등이 제시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해법은 건설사CEO와 민간 전문가들이 대출규제 완화(12명) 전매제한 완화(8명) 양도세 완화(7명) 순으로 응답한 반면 금융사 CEO들은 양도세(11명) 종부세(4명) 대출규제(3명) 순으로 답변해 시각차를 보였다.
F은행장은 "(대출규제로) 큰 평수의 집으로 이사하거나 내집을 장만할 때 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 거래가 위축되고 선의의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담보대출 등 금융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면 G증권 사장은 "수도권의 경우 양도세,거래세를 완화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내놓게 해야 주택거래가 정상화된다"며 "대출기준이나 전매제한 완화 등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정책은 되레 신중해야 한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