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32ㆍ동아대 교수)이 아시아 선수 출신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돼 경기장 밖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1일 아시아 선수 출신 가운데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뽑힌 아테네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32ㆍ동아대 교수)은 당선 소식을 듣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베이징올림픽 선수촌에서 발표된 선수위원 투표 결과 문대성은 유효 투표수 7216표 가운데 3220표를 얻어 총 후보자 29명 중 4명을 뽑는 선거에서 1위에 오르며 이변을 연출했다.

문대성과 함께 표 대결을 벌였으나 상위 4위 안에 들지 못해 탈락한 선수들의 이름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수영의 그랜트 해켓(호주),주최국 중국의 육상 영웅 류샹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상위 4위 내에 들지 못해 모두 탈락했다.

문대성은 흰색 태권도복으로 갈아 입고 선수촌을 종횡무진한 그는 IOC에서 도복 착용을 제지하자 평상복으로 바꿔 입은 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뛰어다녔다.

한국선수단 관계자는 "문대성이 아침 일찍부터 선수촌 식당 앞에 서서 모든 선수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처음엔 다른 후보들도 따라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20여일 넘도록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 후보는 문대성뿐"이라고 전했다.

문대성의 당선으로 지난해 9월 박용성 전 IOC 위원의 자진 사퇴 이후 이건희 전 삼성 회장만 IOC를 지켰던 한국은 11개월 만에 2명의 IOC 위원을 보유하게 돼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문대성은 190㎝의 훤칠한 키와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며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구월중-리라공고-동아대를 졸업한 문대성은 1987년 선수 활동을 시작해 1996년 첫 국가대표가 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개최국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와의 결승전에서 전광석화 같은 왼발 뒤후리기로 KO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년 말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한 뒤 동아대 감독,태권도학과 교수로 임용돼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