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은 패션 업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자재료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2분기 전체 매출 9804억원 가운데 패션 부문 매출은 29.1%에 그쳤다. 화학(케미컬) 부문이 4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전자재료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51.6% 늘어나며 패션 부문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은 전자재료 부문이 292억원을 기록해 전체 680억원의 42.9%에 달했다.

이 같은 전자재료 부문의 선전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각 증권사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현대증권은 "전자재료 부문의 턴어라운드가 올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고,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에도 출하량 증가와 반도체 신소재 매출 비중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공적인 업종 다각화에 따라 주가 흐름도 양호하다. 지난 1월23일 3만4600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주가는 5만원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한창 증시가 활황을 보이던 지난해 10월 주가가 6만9900원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증시 침체 속에서도 힘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반기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자사주 매입 효과,전자재료 부문의 추가적인 성장,패션부문 실적 개선 등이 꼽힌다. 임영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며 "500억원 내외로 예상되는 이번 매입이 끝난 뒤에도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또 편광판 사업의 가세로 전자재료 사업이 2010년까지 본격적인 성장 국면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일본 업체들이 2006∼2007년 누렸던 성장성 프리미엄을 제일모직이 누리게 될 것"이라며 "전자재료 기업으로의 변신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에 빠져있는 패션 부문의 턴어라운드도 기대된다. 올해 이익 감소의 원인은 매출 부진보다는 비용 증가 탓인 데다 경기침체에 따라 업체들 간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제일모직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주가는 5만9000원(굿모닝신한)∼7만원(현대ㆍ대신) 수준이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