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초점] 집안마저 곪아가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
22일 코스피는 장중 1478포인트까지 내려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7월 미국 신용경색과 유가급등으로 급락한 후 다시 한달여만에 15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닥 지수는 480선도 무너졌다.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던 미국 시장이 최근 딱히 급락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것일까.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위기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 불안 외에 한국 내부의 문제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거시경제 지표가 미국에 비해 안 좋은데다 국내 내부적으로 신용경색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채 신용등급간 금리격차를 의미하는 신용스프레드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신용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는 기업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PF대출 부실에 따른 국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재 증시 급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2006년말 0.23%에서 작년말 0.48%, 올해 6월말 0.68%으로 높아졌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정책 리스크도 증시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전일 정부는 8.21 부동산 대책이 발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며 건설주가 대폭 하락, 지수 급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얼마나 더 떨어질 지는 알 수 없고 상승 전환은 힘들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올라가는 폭과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버티기 전략을 쓰더라도 이 점은 잘 알고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바깥일도 힘든데 집안에서마저 골칫거리가 나와 애를 먹이는 꼴이다. 바깥 사정이 어려운 것은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해보기 어렵지만,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스스로 얼마든지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
만약 국내금융시스템이 흔들릴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서 정확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테면 부동산대책도 핵심에서 벗어난 대책은 아무리 내놓아 봐야 '언 발에 오줌눟기'가 되기 쉬우니, 좀더 근본적인 처방이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만 21일 나온 대책마저도 이같은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다. 이 문제가 부동산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금융시스템 불안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고 하니, 이런 상황에서는 주가가 되살아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단순히 주가를 살릴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불안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도 좀더 성의있는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지금은 외부요인 뿐만 아니라 내부의 요인, 특히 정부의 정책도 함게 살펴가면서 투자해야 할 것 같다. 단기매매를 더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시장이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 관망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좀더 멀리 보고 대응해야할 시점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
22일 코스피는 장중 1478포인트까지 내려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7월 미국 신용경색과 유가급등으로 급락한 후 다시 한달여만에 15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닥 지수는 480선도 무너졌다.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던 미국 시장이 최근 딱히 급락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것일까.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위기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 불안 외에 한국 내부의 문제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아시아의 거시경제 지표가 미국에 비해 안 좋은데다 국내 내부적으로 신용경색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채 신용등급간 금리격차를 의미하는 신용스프레드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신용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는 기업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PF대출 부실에 따른 국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재 증시 급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은 2006년말 0.23%에서 작년말 0.48%, 올해 6월말 0.68%으로 높아졌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정책 리스크도 증시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전일 정부는 8.21 부동산 대책이 발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며 건설주가 대폭 하락, 지수 급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얼마나 더 떨어질 지는 알 수 없고 상승 전환은 힘들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올라가는 폭과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버티기 전략을 쓰더라도 이 점은 잘 알고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바깥일도 힘든데 집안에서마저 골칫거리가 나와 애를 먹이는 꼴이다. 바깥 사정이 어려운 것은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해보기 어렵지만,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스스로 얼마든지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
만약 국내금융시스템이 흔들릴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서 정확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테면 부동산대책도 핵심에서 벗어난 대책은 아무리 내놓아 봐야 '언 발에 오줌눟기'가 되기 쉬우니, 좀더 근본적인 처방이 제시돼야 한다.
그렇지만 21일 나온 대책마저도 이같은 근본적인 처방과는 거리가 멀다. 이 문제가 부동산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이제는 금융시스템 불안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고 하니, 이런 상황에서는 주가가 되살아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단순히 주가를 살릴 뿐만 아니라 금융시스템 불안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도 좀더 성의있는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주식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지금은 외부요인 뿐만 아니라 내부의 요인, 특히 정부의 정책도 함게 살펴가면서 투자해야 할 것 같다. 단기매매를 더 중시하는 투자자라면 시장이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 관망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좀더 멀리 보고 대응해야할 시점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