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추가하락 우려…"실현 가능성 낮아"
일각선 9,10월 반등 전망도

중국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증시의 추락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중국 관련 펀드 가입자들의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91.56포인트(3.63%) 내린 2,431.71에 마감해 2006년 12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6,000을 돌파해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던 작년 10월과 비교하면 약 60% 하락한 것이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45분 현재에도 상하이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전날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6% 급락한 20,392.06으로 거래를 마쳐 역시 고점보다 30% 넘게 빠졌다.

중국증시의 급락 원인으로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중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 핫머니 유출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 대규모 비유통주 해제로 인한 수급불안 등을 꼽을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증시를 미국 IT 버블 붕괴기에 대입해보면 현 수준에서 30% 추가 하락해 상하이지수가 1,59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증시는 IT 버블이 터지면서 2001년 3월 고점 대비 67.5% 하락했고, 9.11 사태라는 악재까지 만나자 나스닥의 경우 고점 대비 73.9%나 떨어지기도 했다.

또 현재 이머징마켓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 이머징 아시아는 11.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상하이A지수의 밸류에이션이 이머징마켓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29.2%의 추가 하락압력이 남아있다.

이머징 아시아 수준일 경우는 19.2%의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영증권 김지희 연구원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사고한다면 현재 중국증시는 바닥권에 근접해 있어 추가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중국의 성장성과 장기투자 매력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이 이머징마켓 수준으로 회귀할 개연성도 낮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증시 안정의지를 나타내고 있고, 밸리 이펙트(Valley Effect, 올림픽 개최 후 경기 경착륙) 리스크도 이미 증시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주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화증권 조용찬 중국분석팀장은 "주식시장이 개설된 지 20년이 채 되지 않아 증시 미성숙, 제도 미비 등 때문에 PER 지표로만 저평가, 고평가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중국증시가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9월과 10월에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의 오재열.조선주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대외변수가 불확실하고 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태여서 8월 중 반등폭이 확대되기보다는 올림픽 이후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고, 보호예수 해제 물량도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9월과 10월에 올해 마지막 반등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