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속에 CEO들도 가지고 있던 주식과 펀드를 손절매했을까?

하지만 CEO들은 역시 장기 투자자들이었다. 20명 중 19명이 올 들어 현재까지 보유 주식이나 펀드를 전혀 팔지 않았다. 투자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이다. CEO 자리에 올라가기 전까지 많은 위기를 겪었는데 이 정도의 조정장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적립식 투자와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손절매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설문자 중 유일한 외국인 CEO인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달랐다. 웨커 행장은 "구체적인 종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올 들어 원금의 15% 정도 손해를 보는 선에서 손절매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더 큰 손해를 방지할 수 있고 단기 급락장에서 재투자하면 반등 국면에서 기존의 손실액을 만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증시가 조정장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CEO들은 그림과 와인,골동품 등 틈새 투자 상품으로 관심을 옮기고 있었다. 김정태 행장은 "프리미엄급 와인은 급증하고 있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한정돼 있어 숙성 단계에 따라 가격이 동반 상승하게 돼 있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진수형 한화증권 대표는 "앞으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욕구가 커져 그림에 대한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남 대신증권 대표와 김성태 대우증권 대표는 그림에,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와인에 각각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