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세계경제의 절반이 경기침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니트 파텔 골드만삭스 런던 주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일본 유로존 영국 등 세계경제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국이 이미 경기침체에 들어섰거나 몇 달 내 심각한 침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경제 침체의 주 요인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충격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를 꼽았다. 전 세계 금융사들이 50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으면서 기업들의 차입 비용 부담이 불어났고,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생산활동이 둔화됐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은 경기침체에 상당히 근접한 상태이며,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프랑스 독일 일본도 하반기 경제운용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파텔은 중국 경기가 1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면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그만큼 줄 것으로 내다봤다.

UBS도 최근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1%에서 2.9%로 낮췄다. 글로벌인사이트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2003년(2.7%) 이후 가장 낮은 2.8%에 그치고 2010년에도 뚜렷이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22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생산 고용 소비 등 경기 관련 지표가 한결같이 좋지 않다"며 "1년 전보다 세계경제 전망이 훨씬 어두워졌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은 2분기에 전분기 대비 전혀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발표된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은 0%로 집계돼 1992년 2분기 이후 63분기 연속 이어져온 성장세가 멈췄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증가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