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경제가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조업 생산과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물가는 전국 평균을 웃돌 정도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지방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지방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4분기(12.3%)와 올해 1분기(11.4%)만 해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나 2분기 들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도 1분기 84에서 2분기 83으로 낮아진 데 이어 7월에는 76까지 떨어졌다. BSI가 100을 밑돌면 현재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건설경기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건축허가 면적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5% 줄었다. 특히 제주(-24.9%) 강원(-17.7%) 대전·충청(-11.0%) 지역의 2분기 건축허가 면적 감소율은 두 자릿수를 넘었다.

물가 불안도 심각하다. 지난 7월 지방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를 기록,전국 평균(5.9%)을 앞질렀다.

소비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대형마트 판매액은 1분기만 해도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증가율이 3.5%로 뚝 떨어졌다. 백화점 판매액 증가율도 1분기 3.6%에서 2분기 2.0%로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가 불안으로 대부분 지방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며 "미분양 아파트 적체로 건설 경기도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