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취임 전후 70%대에 달했던 지지율이 한때 10%대로 곤두박질치는 등 '잃어버린 6개월'이라고 할 만큼 호된 시련을 겪었다. 이 대통령 특유의 'CEO형 리더십'도 곡절을 겪은 후 '리모델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2의 출발'을 다짐하며 신발끈을 다시 조여 매고 있지만 만만찮은 난관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변화하는 리더십=이 대통령은 쇠고기 파문을 딛고 새 유형의 리더십을 만들어 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이른바 일방통행식 'CEO형 리더십'에 '소통과 통합'이라는 쌍방향 패러다임이 가미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우선 '타협의 리더십'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기업조직과는 달리 국민여론을 살펴 설득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거쳐 정책을 추진하는 국정운영의 묘를 터득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리더십 변화는 지난 6개월 동안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메시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취임 직후 부처 업무보고에서 "국민이 일자리가 없어 힘들어 할 때 공직자들은 과연 어떤 심정으로 일하고 있느냐"며 공직사회 다잡기에 나섰으나,최근 "공무원들은 변화와 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이자 중심"이라며 포용의 정치를 우선하고 있다.

'탈(脫) 여의도'에서 '귀(歸) 여의도'의 행보를 취하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지난 20일 한나라당 당직자 180여명을,22일엔 사무처 직원 100여명 전원을 각각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가진 것 등이 대표적 예다. 조만간 전 당원에게 편지를 보낼 예정이며 야당 지도부와 만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비판의 표적이 됐던 '불도저식 보스형 리더십'을 각 부 장관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분권형 리더십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 특유의 '강한 리더십'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들과의 만찬에서 "우리는 이제 좌고우면할 틈도, 뒤로 물러설 수 있는 길도 없다"며 "제 임기 중 어떤일이 있더라도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난제도 수두룩=그러나 리더십 회복이 녹록지만은 않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민심잡기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 국정과제들에 대해 성급하게 강공 일변도의 드라이브를 걸게 되면 야당 및 이해집단의 반발에 부딪혀 리더십에 다시 생채기가 날 수 있다. 불교계가 새 정부의 '종교 편향성'을 비판하며 27일 대규모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사회적 갈등 요인이 엄존해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