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상상력의 불을 지펴라] 역사소설에 '푹' 빠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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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의 삶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입혀 내놓은 장편 역사소설이 뜨고 있다. 이들 작품의 매력은 위대한 업적과 그 속에 함축된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설가 김별아씨가 장편소설 《백범》(이룸)에서 그리는 백범은 하느님이 세 번 소원을 물어도 세 번 모두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라고 답하겠다는 독립운동가가 아니다. 길 한가운데에서 갈 곳을 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저항의 핏줄과 반역의 피톨이 꿈틀거리는 20대의 백범은 '내 안의 짐승이 부글부글 증오의 거품을 무는' 기질의 소유자다. 하지만 백범은 점점 성숙해지면서 임시정부의 대들보가 된다. 김씨는 뜨거운 피에 끌려 서툴게 움직이는 젊은이,아내와 어머니 등 피붙이를 앞서 떠나보낸 외로운 가장,실수를 거듭하며 주위 사람을 잃기도 하는 운동가 등 '인간 백범'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김탁환씨의 《혜초》(민음사)는 《왕오천축국전》의 혜초를 소재로 삼았다. 기억을 잃은 혜초와 고선지 장군의 만남,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를 누빈 혜초의 여정,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소설이다.
시인 김선우씨가 처음으로 출간한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실천문학사)에는 천재 무용가 최승희가 등장한다. 보는 사람의 혼을 사로잡는 춤사위를 구사했던,재능있고 야심있는 최승희의 인생 질곡과 고통을 묘사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