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신용불안 우려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뉴욕증시가 이번 주에는 주택판매 현황과 소비 관련 통계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대 국책 모기지 회사의 운명과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미래도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또 미국 달러 가치의 움직임과 함께 급등락하는 국제유가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투자 행태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월가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충격을 받고 휘청거리는 금융권에서 흘러나오는 크고 작은 뉴스들이 결국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 놀트 힌스대일어소시어츠 투자담당 이사는 "국제유가보다는 주택시장 현황과 금융시장 움직임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고 회복되지 않으면 모기지 관련 증권을 보유한 금융사들의 부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3분기에 다시 대규모로 부실화된 자산을 상각해야 한다. 3분기 중 리먼브러더스가 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사들의 추가 부실은 가뜩이나 경색된 금융시장을 더 큰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25일 전국주택판매자협회가 발표하는 7월 현존 주택 판매현황은 주택 수요를 가늠케 할 뿐 아니라 미국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주택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 모기지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새로 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가구와 전자제품을 사는 등 소비가 활성화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다음 날 발표되는 7월 신규주택 판매 건수도 비슷한 이유에서 의미 있는 시장 바로미터로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소비자들이 현재와 미래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주가와 채권시장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거 선례에 비춰볼 때 신뢰지수가 추세적으로 개선되면 주식시장은 탄력 있게 상승하곤 했다. 27일 상무부가 발표하는 내구재 공장 주문도 전반적인 소비와 관련한 지표로 볼 수 있다. 공장 주문이 증가하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제유가도 미 달러 움직임과 함께 여전히 관심거리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 등 긴장관계가 다시 고조되면 언제든지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뜀박질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키워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 인플레 압력이 가라앉을 것이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도 힘을 잃게 될 것이다.

이 밖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처리 방향에 대한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국유화해서 분리 매각하는 게 상책"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워런 버핏도 양대 국책 모기지 회사의 독자 생존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유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여서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