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승무원들이 고유가로 경영난에 처한 회사와 불만이 높아진 승객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어 갈수록 고달퍼지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24일 승무원들이 과거 `화려한 시절'은 가고, 최근들어서는 가장 힘든 직업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승무원들은 항공기 운항 취소나 연발착, 기내물품 사용료 추가 징수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승객들의 불만을 최일선에서 해소하거나 누그러뜨려야 한다.

항공 서비스 전문가로 메릴랜드대학 `우수 서비스 센터' 소장인 로랜드 러스트는 "승무원이란 직업이 20년전에 비해 아마 1천배는 더 힘들어진것 같다"면서 "승무원들은 많은 고약한 승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만큼 고된 직종이 됐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을 자주 할 수 있는 잇점에다, 신축적인 근무 스케줄로 매력을 끌던 승무원 직종이지만 이제는 업무강도가 엄청나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침착하고, 용모단정하며, 여러 외국어를 구사하는 능력외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얼굴에 철판을 깔 수 있는' 능력이 될 정도가 됐다.

미국에서는 잦은 운항지연이나 취소 등으로 항공여행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됨에 따라 작년에는 일부 승객 관련 단체가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항공사를 처벌할 수 있는 입법을 하도록 의회에 로비를 하기도 했다.

고유가로 인해 경영압박을 받는 항공사들은 경비절감을 위해 기내식은 물론 담요나 베개사용료까지 추가로 받고 있고, 많은 대형 항공사들까지 미 연방항공청(FAA) 규정상 필수적인 수의 승무원만 탑승시켜 업무 강도는 훨씬 높아졌다.

항공사들이 2번째 수화물부터는 요금을 부과함에 따라 2006년 기내 액체물 반입 금지 조치로 감소했던 기내 휴대수화물이 부쩍 증가하면서 기내 짐칸에 대형 가방들을 쑤셔넣는 일도 승무원들의 몫이 됐다.

승무원들은 또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교통체증과 주차난, 보안검색 통과, 지연운항 등으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어야 한다.

컨티넨탈 항공사 승무원인 미셸 카얀시는 "스트레스로 심신이 지친 승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만큼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최근들어서는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법은 물론 잠재적 테러리스트에 대한 감시 그리고 자기방어술까지 배워야 함에 따라 `스튜어디스'나 `스튜어드'가 아니라 `보안전문가'로 인식될 정도가 됐다.

덴버에서 활동 중인 항공산업 전문가인 마이클 보이드는 "항공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여러 규칙을 양산함에 따라 승무원의 업무가 1년전에 비해 훨씬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보이드는 그러면서 승객들의 항공사에 대한 불만고조와 승무원들의 업무강도 고조는 종국적으로 노사협약에서 승무원들에 대한 임금인상 요구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