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비용절감에 부심하고 있는 기업들에 인터넷전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존 유선전화에 비해 통신비를 최대 9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점 덕분이다. 정부부처들도 인터넷전화를 도입하겠다고 나섰다. 내달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집전화번호 그대로 인터넷전화에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가 도입될 예정이어서 인터넷전화가 기업은 물론 가계 통신비 절감의 1등 공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전화로 기업 통신비 다이어트

인터넷전화는 일반 유선전화에 비해 통화품질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통화료가 싸고 가입자 간 통화는 무료여서 통신비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국제전화를 많이 쓰는 기업의 경우 비용절감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다. 시내 통화요금 수준에서 국제전화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전화를 도입한 기업은 50~90% 안팎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의 경우 스카이프를 사용,월평균 200만원 정도였던 통신요금을 94% 절감했다. 연간 2500만원의 절약 효과를 거둔 셈이다. 중소기업인 필림나라는 작년 7월 LG데이콤 인터넷전화로 교체해 월 평균 100여만원이던 통신비를 50만~60만원 수준으로 줄였다.

◆인터넷전화 기업시장 놓고 각축

기업용 인터넷전화 시장은 삼성네트웍스,LG데이콤,SK텔링크 등이 주도하고 있다. 기업시장 가입자는 현재 60만명(전용프로그램으로 PC상에서 인터넷전화를 하는 소프트폰은 제외) 안팎이다. 내달 중순께 도입될 예정인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를 놓고 기업시장을 놓고 결전을 준비 중이다. 대규모 마케팅과 영업조직을 가동,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태세다.

여기에 글로벌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카이프 기업용 서비스'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최대 300명의 통신비 및 전화번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미국 등 20개국의 현지 시내전화번호에 전화할 경우 통화상대방 국가 시내전화 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어 요금이 저렴하다.

1만8000개 기업에 인터넷전화를 구축한 삼성네트웍스도 수성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 텔레마케팅 업무가 많은 계열사로 고객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전화와 이동전화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듀얼폰이나 통합무선통신서비스 '유레디'와 결합한 모바일 오피스 상품 등 결합상품을 개발,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데이콤은 와이파이폰으로 기업 고객에 유선은 물론 무선 인터넷을 이용,사무실 어디서나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요금 절감과 인터넷 네트워크 기반의 사무 환경 개선을 원하는 기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LG데이콤 관계자는 "인터넷전화는 통신비 절감은 물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업무 효율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시행되면 인터넷전화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