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친환경차로 불리는 그린카 개발을 목표로 한 민관 합동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작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와 배터리 생산 3개사인 LG화학 SK에너지 SB리모티브,그리고 지식경제부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용 배터리 공동개발을 위해 어제 업무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크다. 우선 PHEV는 가정용 전기 등 외부에서 충전한 배터리를 이용해 달리다가 전기가 떨어지면 석유엔진과 전기동력을 함께 사용해 달리는 자동차로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보다 진일보(進一步)한 것이다. 성공하면 하이브리드카를 주도하는 일본을 따라잡을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린카의 핵심인 배터리 개발을 위해 수요업체인 자동차 회사와 배터리 공급업체 3사가 연합군을 형성한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일본 업체들이 우리가 개발하려는 배터리의 양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수요, 공급업체들이 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전략은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본다. 연구개발은 물론 시장진입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그린카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 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차원에서도 대단하다. 성장, 고용, 그리고 타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측면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들이 국가차원에서 자동차 프로젝트를 들고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번 그린카 배터리 개발사업의 경우 정부는 향후 5년간 400억원을 지원하지만 참여한 업체들은 설비투자 등 총 1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한다. 성장과 고용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다. 사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런 프로젝트가 보다 많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개발예산도 이리저리 나눠주기보다는 될성부른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나가면 더 큰 프로젝트도 가능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90년대부터 친환경차 개발을 말해왔지만 왜 성과가 시원찮았는지 이제는 분명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정부의 전폭적인 연구개발지원, 그리고 보급, 확산, 인프라 확충(擴充)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